구본무 전 LG 회장 타계 3주기를 맞아 상생과 나눔을 강조한 그의 앞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재조명받고 있다. 구 전 회장은 올바른 기업 지배 구조를 정착시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집중했던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구 전 회장은 1995년 취임부터 '정도(正道) 경영'을 앞세웠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주문하며 상생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 1995년 3월 LG 공정문화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공정한 거래 문화 확산을 주문했다.
구 전 회장은 2003년 국내 대기업 중에선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경영 투명성과 사업 경쟁력,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선 지주사 체제 전환과 계열분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 출자 구조로 한 기업의 어려움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하는 지배구조를 끊어내기 위함이었다. 기업 지배구조가 ESG의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각되면서 LG는 선진적 기업 지배 구조를 조기에 정착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2005년에는 정도경영으로 그룹의 경영이념을 달성하자는 'LG 웨이'를 선포했다. LG 웨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기본 경영 이념에 구 전 회장이 취임 이래 줄곧 강조한 '일등LG'와 '정도 경영'을 결합한 LG만의 고유한 경영철학이다.
나눔과 봉사를 강조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한 구 전 회장의 업적은 'LG 의인상'으로 이어진다. LG 의인상은 구 전 회장 뜻을 반영해 2015년 9월부터 현재까지 매해 수십 명의 의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구 전 회장은 사회 정의를 구현한 우리 사회 의인에 지속 관심을 갖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그들을 대우했다. LG의인상은 구광모 LG 대표 뜻을 반영해 수상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한편, 구 전 회장 3주기인 20일 LG 그룹은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허례허식을 꺼려하던 구 전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LG그룹은 고인에 대한 사내 영상물만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하며 차분하게 추모했다.
'화담의 고객가치 정신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은 LG 안에서 더욱 구체화돼 기본 정신으로 계속 이어지는 고인의 '고객 경영' 철학을 기억하고 되새기자는 내용을 담았다. 영상에는 고인의 생선 경영 철학과 관련 어록이 이어졌다.
LG 임직원들은 영상을 시청하며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반드시 고객을 위한 기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빨리 만들어서 매출 먼저 할 생각보다, 진짜 얼마만큼 고객가치를 줄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합니다” △“열정과 혼신을 다해 상품의 출시부터 고객의 사용에 이르는 모든 활동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등 임직원에게 전했던 메시지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기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