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로지스팟이 30조원 화물운송 시장을 타깃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설립이래 연평균 2.6배 성장해온 회사는 기술력과 자금력을 동원해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기업간거래(B2B) 디지털 물류서비스 기업 로지스팟(공동대표 박재용·박준규)이 산업은행과 더존비즈온으로부터 15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2018년 시리즈A 19억원, 2019년 100억원 규모 시리즈B를 포함, 총 274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5년간 국내 미들마일(화물운송) 시장에서 로지스팟이 보여온 디지털 전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더존비즈온은 로지스팟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섰다. 더존비즈온과 산업은행은 라스트마일 시장보다 5배나 큰 30조원 규모 국내 미들마일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더존비즈온은 이번 전략적투자를 계기로 자사 전사자원관리(ERP)에 로지스팟 '화물운송 디지털 모듈'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기존 더존 고객은 추가 절차 없이도 화물운송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양사는 각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화주와 차주에게 더 고도화된 고객맞춤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1만3000여개 운송사 중 연매출 20억원 이하, 임직원 4명 이하 자영업자가 80%를 차지한다. 차주와 화주가 전화로 배차를 주고받고 전표를 받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로지스팟은 파편화되고 아날로그적으로 운영되는 미들마일 시장에 '화물운송 플랫폼 기반 통합물류서비스'를 공급, 업무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기존에 수기, 전화, 엑셀 등으로 이뤄지던 운송업무를 디지털 전환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한다.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완성하고 유통채널에 닿기까지 필요한 화물운송과 퀵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지스팟은 연간 6만대 이상 배차, 10만대 이상 차량 네트워크로 미배차율 0%를 기록하며 퍼시스, 레노버, 한샘이펙스, 넥센타이어, 성지제강 등 기업고객을 700개사 이상 확보했다. 2016년 설립 이래 연평균 2.6배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2018년 58억, 2019년 180억원, 2020년 39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국내에서 쿠팡 등 e커머스 기업이 물류창고 등 라스트마일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앞단의 미들마일 시장이 받쳐줘야 한다. 미국에서는 XPO로지스틱스, 코요테, 콘보이, 우버프레이트가 디지털통합운송서비스를 앞세워 미들마일 시장 디지털 전환을 이끌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로지스팟은 미국 사례를 들어 저평가된 국내 미들마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지속하고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로지스팟 관계자는 “파트너사 더존과 협력해 물류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고객 성공을 지원하겠다”라면서 “한국의 XPO로지스틱스를 목표로 전 물류 영역을 포괄하는 솔루션을 선보여 디지털 통합물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