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영수증이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 스마트로를 상대로 전자영수증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스마트로는 독자 개발한 기술로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전자영수증은 2015년 11월 출원하고 이듬해 5월에 등록한 '전자영수증 발급 방법 및 장치'에 관한 특허를 KT 계열 VAN인 스마트로가 침해했다고 보고 최근 소송을 걸었다.
특허 등록 이후 지난 6년간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투입했지만 스마트로가 이를 도용,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동호 한국전자영수증 대표는 “전자영수증 사업에 투자하지 않던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기술과 사업 모델을 도용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언론에 홍보해 기존 사업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경쟁사 특허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영수증이 보유한 특허는 전자영수증 발급을 위해 종이영수증 출력을 제어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적용해 기존 전자영수증 발급 한계를 돌파하도록 고안됐다.
기존에는 전자영수증을 발급하려면 매장 내 단말기(포스)에 탑재되는 200여개 프로그램을 사람이 일일이 손봐야 했다.
한국전자영수증은 이를 바탕으로 2018년 3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전자영수증 확산에 관해 협의했다. 이후 시범사업 참여를 전제로 KISA에 자료를 제공했지만 KISA가 KT 등 대기업과 손잡으면서 사업 모델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한다. 한국전자영수증은 KISA 관계자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전자영수증은 더리얼마케팅, 비에스, 이노밴시스템, 디에이치 이노시스 등 기존 전자영수증 사업자와 함께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에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종이영수증 문제를 처음 제기하고 전자영수증을 대안으로 제시한 건 민간 벤처 기업이었다”면서 “정부가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대기업과 협력, 서비스를 무료로 추진하는 것은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스마트로 관계자는 “스마트로는 VAN사로서 여신금융협회 인증 가이드에 따라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면서 “한국전자영수증 특허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만큼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KISA 측은 “한국전자영수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KT 계열사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면서 “스마트로가 2019년 시범사업에 참여해 예산과 사업 관리를 지원했을 뿐 타사 기술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