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을 듣고 따르겠다고 여지를 둔 상황에서 사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4%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27%에 그쳤고, '모름·무응답'은 9%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찬성 의견이 많았다. 18~29세 응답자 중 찬성은 46%, 반대가 38% 수준이었고, 30~39세에서는 찬성이 55%, 반대가 37%였다. 반면 60~69세에서는 찬성이 8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도 찬성이 우세했다.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찬성이 48%, 반대 40%, 모름·무응답이 12%로 나타났다. 대신 서울 지역에서는 찬성이 67%, 반대 21%, 모름 무응답이 11%로 집계됐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찬성이 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 진형이 압도적으로 찬성표가 많이 나왔다.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층은 이 부회장 사면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79%나 됐다. 반면에 진보층은 찬성 49%, 반대 45%로 보수층에 비해 찬성이 낮았지만 그래도 반대표에 비해 많았다.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찬성 64%, 반대 28%, 모름·무응답이 8%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경우 '찬성한다' 47%, '반대한다' 44%로 찬반이 팽팽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9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번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충분히 국민 의견을 많이 들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고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마찬가지로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 여론을 감안하겠다고 여지를 둔 상황에서 가까운 8월 15일 광복절 특사 등 사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