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자율주행차로부터 제어권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이 국내 개발됐다. 자율주행 제어 관련 기준을 만들거나, 안전 기능을 탑재하는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관련 가이드라인과 기술 3종을 개발하고, 데이터셋을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동화 단계(자동화 레벨 2~3) 자율주행차는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운전 제어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관련 기능이 제조사별 각기 다르게 구현돼 왔다.
개발 가이드라인은 운전자·차량·환경(DVE)에 따른 다양한 제어권 전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구간이 다가오는데 운전자에게 중요한 전화가 걸려온 경우, 가이드라인은 자율주행 상태를 유지하며 관련 안내를 해줘야 하다고 권고한다.
ETRI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에서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자율주행차 활용도와 효과를 높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TRI는 참여 인원 458명, 제어권 전환 1500회 이상 실험을 거쳐 구축한 양질의 데이터셋을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 가이드 내용도 참고했다. 덕분에 연구를 토대로 작성한 권고안도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ITS) 총회에서 표준으로 채택됐다.
ETRI는 자율주행차 제어권 전환에 도움을 줄 기술 3종도 개발했다. 이 가운데 DVE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자, 차량, 주행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제어권 전환이 가능한지 예측하는 기술이다.
또 제어권 전환 에이전트(CPA)는 운전제어권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자율주행차 간 소통을 돕는 기술이다. ETRI는 자율주행차 AI 제어권전환 능력평가 시스템도 개발했다.
윤대섭 ETRI 인지·교통ICT연구실장은 “가이드라인과 기술 및 데이터로 안전한 자율주행 운전을 돕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차를 더욱 신뢰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 가이드라인은 유관기관과 제조사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ETRI 지식공유플랫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개발 기술 3종과 데이터셋은 ETRI 기술이전 사이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ETRI는 2017년부터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교통물류연구사업 일환으로 4년간 자율주행차 제어권 전환 인적요인 심층연구를 수행하면서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SCI·SCIE급 4편을 포함, 논문 53편을 도출했고 16건 특허를 출원했다. 기술이전도 현재 2건이 완료됐다. 추가 기술이전 1건도 진행 중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