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빅데이터를 구축해 제약사, 의료 인공지능(AI) 개발업체, 빅데이터 연구자, 유전체 분석업체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겠습니다.”
김응수 김안과병원 데이터센터장(사시·소아안과 전문의)은 “60년 역사를 가진 김안과병원은 국내 최대 안과전문병원으로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했다”면서 “다양한 분야 전문 기업과 협력해 진단 보조를 넘어 맞춤형 의료와 질환 예후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2일 밝혔다.
김안과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2021년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에 전문병원 최초로 참여했다. 고려대의료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컨소시엄에 합류, 안과전문병원으로서 장기간 쌓아온 임상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해 데이터셋과 연구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원내에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심의를 담당할 데이터심의위원회도 구성했다.
초대 센터장을 맡은 김 교수는 사시, 소아안과, 신경안과 분야 진료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초 시신경병증과 거짓시신경유두부종을 구별하는 AI를 개발했다. 2017년에는 머신러닝을 통해 시신경 사진을 진단한 결과 녹내장 이환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김 센터장은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환자 접근성이 뛰어나 급성질환을 연구하고 임상 경험을 쌓기에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다만 3차병원에 비해 부족한 인력과 자원으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는 만큼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을 계기로 고품질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패러다임이 맞춤형 정밀의료로 변하고 의료 AI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고품질 의료 데이터 수요는 갈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기업이 의료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안과병원은 데이터센터 개소를 계기로 제약회사, AI 개발업체, 유전자 분석 업체, 데이터 연구팀 등 다양한 기업·연구자들과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지원사업을 통해 녹내장 등 시신경병증에 특화된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이를 원하는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단보조 AI를 개발해 경험이 적은 의료진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진단보조를 넘어 질환의 예후를 예측하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질환 진행 속도가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약의 종류가 많고 약물에 대한 반응도 환자에 따라 다르다. 김 센터장은 “유전체, 환경, 임상 양상, 약물반응 등 빅데이터 분석해 질환 예후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로 이를 통해 의료진이 치료 모델과 약물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