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토큰, 중국계 '빅원'에 상장 공지
송금 토큰 없이 거래 222% 급상승
현금 내고 합류...조직원 유치해야 수익
지급받은 코인 1년간 매매 정지 묶여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노인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사업설명회를 개최, 사실상 다단계 사기를 자행하는 범죄행위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했다는 점을 부각해 투자를 유인하는 수법도 병행되는데, 사실상 거래소 역시 공범 정황이 뚜렷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유명 개발자를 앞세운 프로젝트 패스토큰(PTX)이 장부거래 논란에 휩싸였다. 장부거래는 거래소가 보유하지 않은 코인을 실제로 보유하는 것처럼 장부상으로만 허위로 거래해 시세를 교란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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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 입금된 적 없는 '유령코인' 시세가 급등

패스토큰 재단 측은 지난 26일 중국계 거래소 빅원에 패스토큰 5100만개를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상장이 이뤄진 이날 19시 기준 이 거래소 지갑으로 패스토큰은 이체되지 않았음에도 거래가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이더리움 ERC-20 계열 코인의 송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이더스캔'에도 보유자(홀더) 숫자는 11명으로 나타났으며 송금 기록은 나타나지 않았다. 블록체인의 특성 상 코인 이동 내역은 모두 투명하게 남는다.

송금된 토큰이 없었음에도 상장 직후 23시간 동안 패스토큰은 약 3000만PTX 거래량을 기록, 약 222% 상승해 이 거래소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더군다나 기존 패스토큰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일반 투자자들은 패스토큰의 전자지갑 입출금이 막혀(락업) 있어 거래소 지갑으로 자산을 이동시켜 매도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팔 수 있는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데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시세 급상승이 발생한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통상 보안을 위해 거래되는 코인을 공급받아 콜드월렛을 보관 후, 코인 거래를 개시한다. 만약 코인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부거래가 이뤄질 경우 동시에 모든 코인이 다른 전자지갑으로 출금되더라도 이를 내줄 수 없는 일종의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이용자를 기만한 행위에 해당한다.

만약 공지된 주소가 아닌 다른 주소에서 코인이 새로 발행해 유통하는 '코인스왑'의 경우에도 이를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문제가 된 빅원 거래소의 경우 과거에도 장부거래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지난 2018년 8월 이오스 계열 EDNA 토큰 상장 당시 거래소에서 매수한 토큰이 외부 전자지갑으로 전송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빅원 거래소가 보유한 토큰 보유수량은 1000개 미만이었음에도 오더북에 기록된 토큰 수량은 이를 훨씬 상회, 출금을 해도 처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이후 빅원 거래소의 또 다른 계정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대량의 EDNA가 전송되면서 출금 중단 사태는 막았다. 그러나 다른 코인들 역시 유사한 정황이 지속 발견되면서 거래소 신뢰도 자체가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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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c)>

◇장부거래 논란 패스토큰…다단계 연루 의혹도

장부거래 정황으로 논란이 된 패스토큰은 다단계 판매 사기 연루 의혹도 함께 제기 중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서가 접수돼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신고서에는 개발사 토큰패스와 판매조직 유로핀이 협업해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노인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사업설명회 자료에 기재된 수익 창출 방안은 실제 일반적인 다단계 사기 수법과 매우 흡사하다. 진입비 1000달러(약 120만원)를 현금으로 내고 조직에 합류하면, 피라미드 하부에 신규 조직원을 유치하는 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진입비로 납부한 120만원은 토큰패스 300개(현재 3000개)로 바꿔주고 추가 수당이 주어지기 때문에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토큰패스는 지난달 18일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 플랫타 익스체인지에 상장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지급받은 토큰패스 코인이 1년간 매매를 할 수 없는 록업 상태로 묶여 있어, 판매 가능한 시점에는 상장폐지 등으로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상장 시점에 토큰패스 홀더가 단 두 명에 불과했다는 점도 정상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된다.

투자신청서 역시 회원 등록조건으로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로 판단했다'는 조항에 동의할 것과 '어떤 경우에도 취소, 반품, 해지, 철회 등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확약 받고 있어 불공정 계약 여지가 있다. 투자사기 피해자모임 온라인 카페 '백두산' 등에는 이미 일주일 만에 수십명이 가입했다'는 증언이 올라오고 있어 피해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패스토큰 관계자는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일체의 자료를 무단 캡처해 사용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형사고발장을 관할 경찰서에 접수했다”며 “논란이 된 다단계 사업과 패스페이는 일절 계약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