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코로나바이러스 RNA에 직접 결합해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들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고해상도 단백질체 지도를 완성했다.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 한 종류다. 숙주세포에 침투해 자신의 유전정보가 담긴 '유전체 RNA'를 생산 및 번역함으로써 여러 '비구조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비구조단백질은 숙주세포 1차 면역 공격(선천면역)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유전체를 복제한다. 이후 유전체 RNA에서는 '하위유전체 RNA'가 생산된다. 이는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여러 '구조단백질(스파이크, 외피 등)'의 설계도 역할을 한다. 구조단백질과 유전체 RNA는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어내며 세포를 탈출해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킨다.
연구단은 SARS-CoV-2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특정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만을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 SARS-CoV-2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 109개를 모두 찾아냈다. 37개는 유전체 RNA와 하위 유전체 RNA에 공통으로 결합함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한 종류인 HCoV-OC43와도 비교분석을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과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단백질과 SARS-CoV-2에만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류하고 각각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단백질 8종과 항바이러스 단백질 17종을 발견했다. SARS-CoV-2에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 일체는 물론, 이들이 바이러스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나아가 RNA 빅데이터 기반 교차분석으로 숙주세포와 SARS-CoV-2 간 네트워크 지도를 완성했다. 바이러스 RNA 중심의 단백질 분자 간 상호작용 이해를 기반으로 복잡하게 얽힌 숙주세포와 바이러스 관계 일부를 밝혔다. SARS-CoV-2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타겟한 항바이러스제 개발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Cell(IF 15.584)에 4월 27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서울대 단백질체연구실(교수 김종서), 국제백신연구소(사무총장 제롬 김)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