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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이 3개월로 늘어났지만 IT서비스 업계에서는 긍정적 반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3개월 정산만으로는 일정 기간 집중 근무가 필요한 IT프로젝트 특성을 반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50인 이상 사업장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4월 6일)된 지 2주가 지났지만 IT서비스 업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개정된 근로기준법(2020년 12월 국회 통과)과 시행령은 1개월 단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개월로 확대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1개월 단위로 평균을 내서 정상하던 방식에서 3개월 평균을 내 정산하도록 한 것이다.

3개월 내에서 주 평균 52시간 근무를 지키면 되기 때문에 1개월 때보다 근로시간 관리가 용이해졌다. 3개월 동안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어 시스템 개발 등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IT서비스 업계의 기대는 크지 않다. IT프로젝트는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고객 요구사항에 따른 업무량 편차가 발생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률적인 근로시간제 적용이 적합하지 않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지난해 입법 과정에서의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

현장에서 일하는 한 IT개발자는 “기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기간에 한정해서 근무방식을 규정한다는 것이 현장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시급하게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거나 신기술을 처음 적용해 개발하는 경우에는 시간과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과거 설문조사에서 소프트웨어(SW) 사업은 초과근무 발생 주기가 최소 6개월 단위로 조사됐다”면서 “선택 근로시간 정산 기간을 적어도 6개월 단위로 늘려주지 않으면 제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입법 과정에서 IT서비스 업계는 6개월에서 1년 단위 정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 제시했다. 그러나 결국 3개월 단위 정산으로 연장되는 데 그쳤다.

국회는 정산기간을 늘릴 경우 장시간 집중근무가 용인되고 제도가 오남용돼 근로자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다. 타 산업과 형평성, 지나친 사측 논리 반영에 대한 우려도 감안했다.

IT서비스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에서도 3개월 정산은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게임 출시 막바지에 수개월 간 집중 근무가 필요한 게임사 역시 3개월 단위 정산으로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 디자인, 설계 등 전문성이 필요한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근로자가 근로시간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운영할 있는 제도적 유연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견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개정된 법률이 이제 막 시행됐기 때문에 당장 추가 개정을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업계 상황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이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