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느 나라보다 역동적입니다. 제약, 화장품, 미래 자동차와 디지털 분야에서 한국의 기업가와 기업에게 프랑스 시장은 큰 기회를 제공합니다.”
파스칼 카니 비즈니스프랑스(프랑스 무역투자청) 회장은 15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경기부양책은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많은 공통점이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프랑스 시장 진출을 적극 장려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카니 회장은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벤처캐피털(VC) 파트너로 15년 이상을 활동했다. 유럽 기반 VC인 C4벤처스의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프랑스는 프랑스 수출진흥청과 투자청이 통합돼 설립된 정부 조직이다.
카니 회장은 “취임 당시 프랑스를 스타트업 국가로 만들겠다는 엠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의 선언은 현실이 됐다”면서 “프랑스에 진출하는 한국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의 기술 인재 채용을 위해 간편화한 프렌치 테크 비자, 신생 프랑스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 '넥스트40'(Next40)과 '프렌치 테크120'(French Tech 120)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총 70개 분야에 총 1000억유로(약 14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의 4%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 프랑스 헬스케어와 기술 분야 투자는 전년 대비 40%의 성장을 기록했다.
카니 회장은 이러한 프랑스의 투자 환경 변화를 2017년부터 꾸준히 시행한 구조 개혁의 결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는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영국을 제치고 가장 매력적인 국가가 됐다”면서 “내수시장 강화, 생산세 감면에 따른 산업 경쟁력 확보, 재능비자를 통한 해외 인재 유치가 모두 기업에게 친화적인 제도로 바꾼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니 회장은 한국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분야로 △제약 △화장품 △미래차 및 모빌리티 △디지털 △농식품산업을 꼽았다. 카니 회장은 “삼성과 네이버 등 한국의 거대 테크 기업이 이미 프랑스에 투자해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프랑스의 다양한 강점을 고려해 진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카니 회장은 또 수년간 프랑스에 투자해 온 아모레퍼시픽의 사례를 소개하며 K-뷰티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K-뷰티 현상에 대해 경이롭게 보고 있다”면서 “프랑스는 코스메틱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주자이고, 프랑스를 지역 기반으로 삼아 유럽시장에 접근하는 것 역시 혁신을 위해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