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익일대금 지급시스템 호평
네이버·이베이도 '빠른 정산' 동참
쿠팡, 재고·물류 책임지는 방식 탓
대금 지급 40~50일 소요 불가피
e커머스 사업자간 판매자 정산주기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빠른 정산은 판매자의 사업안정을 위해 중요하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인 e커머스는 비용발생요인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불거진 사업자간 정산주기 논란은 각 사의 판매방식 차이에 기인한다.
11번가는 '빠른정산'을 앞세워 상품 배송 호 다음날 대금의 90%를 정산해주고 구매확정 후 나머지를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통상 상품 결제 후 10여일 정도가 소요되던 정산주기를 7일 정도 앞당겼다. 초기에는 조기정산 비율이 70%에서 판매자 반응이 좋아 90%로 늘렸다. 정산대상은 '고객이 주문한 당일 상품 발송'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판매자다. 오늘발송 이행률 99%를 유지해야 하고 11번가 회원 가입 기간이 최소 3개월 이상, 평매자 평점 3가지가 90점 이상을 최근 6개월 동안 유지해야 한다. 무료 서비스로 약 2만2000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이런 빠른정산 지급 비율을 100%로 확대했다. 스마트스토어의 중소상공인(SME)에게 배송완료 다음날에 정산해준다. 구매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담보나 수수료 없이 대금 100%를 배송완료 다음날 지급하는 것은 네이버 스마크스토어가 e커머스 업계 최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빠른정산으로 지급된 누적 판매대금은 3월말 기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100% 정산으로 확대되면서 선지급 대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판매자들도 기존 두 번씩 확인하던 정산액을 한번만 확인하면 돼, 편의성도 높아진다.
이베이코리아는 상품 구매가 확정된 다음날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지 않아도 배송 완료 후 7일 이후 2영업일내 대금을 정산한다. 여기에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으로 배송이 빨라지면서 대금 정산 속도는 더욱 단축됐다. 스마일배송은 상품이 출고된 바로 다음날 판매자 대금이 지급된다.
판매대금 지급이 늦다는 지적을 받는 쿠팡은 성격이 다르다. 매출의 90% 이상이 직매입 구조다. 이러한 직매입 구조는 대형마트의 거래구조와 유사하다. 직매입 방식은 소비자에 대한 제품 판매를 전제하지 않고 상품의 소유권이 유통업자에게 이전된다. 상품이 팔리든 안 팔리든 제고와 마케팅, 물류, 배송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쿠팡은 주정산과 월정산을 운영, 제조사에서 상품 구입 후 대금 지급까지 약 40~50일이 걸린다. 주정산은 거래 후 다다음주에 대금 70%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익익월에 지급한다. 월정산은 구입후 익익월에 한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직매입 방식은 대금 지급 기한을 60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개정된 대규모유통업법 역시 직매입 방식의 대금지급 기한을 60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반품이나 환불을 로켓배송의 경우 구입 후 30일간 보장해 소비자들은 오픈마켓보다 더 긴 기간을 보장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정산을 비교할 때 단순 정산기간보다 판매리스크와 물류비용 등이 들어가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빠른 정산이 판매자에게는 득이 되지만 직매입 방식과 오픈마켓처럼 중개수수료만 취득하는 거래 방식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