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3D 프린팅에 최신 용접기술을 접목, 중대형 부품이나 다이캐스팅(고압력 정밀 주조법) 금형을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지창욱 첨단정형공정연구그룹 지창욱 박사팀이 이 같은 '와이어 아크 3D 적층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파우더 분말에 레이저를 쏴 적층하는 기존 'PBF(Powder Bed Fusion)' 방식의 3D프린팅 기술은 금형이 커질수록 제조단가는 오르고, 생산성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고출력 레이저 장비와 값비싼 분말 재료로 오랜 시간 한 층씩 적층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대형 금속 3D프린터 1대당 가격이 10억원을 넘어 중소기업이 운용하기에 부담된다.
연구팀은 단점을 극복하고자 푸시풀(Push-Pull) 방식의 최신 용접기법으로 금속 와이어를 빠르게 적층하는 기술을 고안하고 관련 공정을 최적화했다.
금속분말을 공급하는 동시에 레이저로 녹이는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와 유사한 방식인데, 열원으로 레이저 대신 고온 전기불꽃 '아크'를 사용하고 금속 분말이 아닌 와이어를 녹여 적층한다.
연구팀은 용접기와 로봇, 적층경로설정 소프트웨어(SW) 등을 시스템 하나로 통합하고 와이어소재, 가스유량, 작업온도 등 각종 공정변수 데이터베이스(DB)를 쌓아 3D프린팅에 적합하도록 최적화했다.
제작할 부품·제품 캐드(CAD) 도면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로설정 SW가 최적 적층경로를 선정, 용접토치로 와이어를 녹이며 쌓는 자동화 방식을 구현했다.
부품 제작 속도가 기존 주조공법보다 2배 이상 빠르고, 특히 다이캐스팅 금형 제작의 경우 CNC 가공법(자동화 공작기계 활용 금형 제작 기법) 대비 제조단가는 약 20%, 소재 손실율은 80% 낮다. 장비 구축비용도 대형 3D프린터의 10% 수준이다.
또 적층시 이종 소재를 접합하는 용접기법인 '클래딩'도 적용할 수 있다. 금형 냉각속도, 내마모성 등을 향상시켜 금형 수명을 늘리고 제품 치수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통상 2개월이 소요되는 2m 크기 대형 선박 프로펠러를 3주 만에 제작해냈다. 강도·내구성 우수성도 인정받아 '선급 인증(선박 외항 항해 보증서)'까지 받았다.
지창욱 박사는 “개발 기술은 자동화 용접시스템과 캐드 도면만 갖추면 중소 제조업체들도 쉽게 도입 가능한 고속·저가 3D프린팅 기술”이라며 “향후 경량화에 유리한 마그네슘 합금으로 확대해 항공부품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과 기관 주요사업인 '신시장창출지원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현재 관련 SCI급 논문 5편이 발행되고 특허 4건을 출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