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전국 농어촌 지역을 세분화해 5세대(5G) 이동통신 공동이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전국 131개 시·군에 소재한 읍·면을 대상으로 지역별 설비 구축 수량과 트래픽 등을 고려해 각사별 망 구축 지역을 분담했다.
광역시·도 기준 각사별 독자 구축하거나 공동 구축하는 형태다. SK텔레콤이 세종특별자치시, 인천광역시, 충청남도 공동이용 읍·면 지역 공동 망을 구축한다.
KT는 경상북도, LG유플러스는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특별자치도 농어촌지역 인프라 구축을 담당한다. 경기도와 경상남도·충청북도는 SK텔레콤과 KT가, 강원도는 KT와 LG유플러스가 읍·면 지역단위별로 구역을 나눠 공동이용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5G 공동이용 대상 지역은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구 밀도, 데이터 트래픽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통신 3사가 각각 5G 망을 구축하는 우리나라 전체 약 85% 지역(1㎢당 인구 약 3490명) 대비 인구밀도가 낮은 1㎢당 인구수가 92명인 지역이다.
농어촌 5G 공동이용은 구현모 KT 대표 제안으로 성사됐다.
구 대표는 지난해 7월 15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공동 구축을 제안했다. 이후 3사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5G 공동이용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통 3사는 2019년 5G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지속적으로 전국 커버리지 확대 압박에 직면했다. 현실적으로 교외지역에 5G 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도심지역 위주로 망을 구축하는 게 이용자 체감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이통 3사가 전국 농어촌지역 5G 망 공동 이용에 협력, 5G 전국 커버리지 확대는 실현 가능한 과제가 됐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지난해 9월 1일 '농어촌 5G 공동이용 태스크포스(TF)' 협약을 체결하고 TF 가동을 시작했다. TF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주요 기관·협회도 참여했다.
TF는 6개월 이상 5G 공동이용을 위한 기술 방식, 대상 지역, 서비스 제공 시기 등을 논의하고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특정 1개 이통사가 지역별로 5G 기지국 구축을 전담하고, 다른 2개 이통사가 기지국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5G 로밍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합의했다.
SK텔레콤이 A 지역에 5G 기지국을 구축하면 KT와 LG유플러스 5G 스마트폰이 SK텔레콤 기지국에 곧바로 접속해 이동통신망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통사는 기지국사와 광케이블 등을 공유하는 공동 구축을 우선 검토했지만 직접 기지국을 공유하는 로밍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통 3사가 협력해 전국 농어촌 지역까지 공동이용 방식으로 기지국을 공유하는 첫 사례다.
앞서 2000년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에 공동이용을 제공했다. 이후 옛 KTF와 옛 한솔텔레콤, 옛 KTF와 옛 LG텔레콤이 로밍협약을 체결하고 교외 지역 등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과거에는 공동이용이 후발 사업자가 선발사업자 망을 임차해 커버리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앞선 사례는 2개 사업자간 공동이용임에도 준비기간이 1년 이상 걸렸다. 농어촌 5G 공동이용 준비기간도 1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TF가 6개월 이상 운영됐고 상반기 중 공동이용에 필요한 기술 개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동이용망 구축에 나선다.
농어촌 5G 공동이용은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한다. 전기통신사업법(37조)은 기간통신사업자는 다른 기간통신사업자가 무선통신시설 공동이용을 요청할 경우에 협정을 체결해 허용할 수 있다. 공동이용대가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고시해 지정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