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AIST, 3년 연구 통해 XAI기술 전력망 활용 진일보 개가
전력 인프라에 인공지능(AI)을 넘어 'XAI(설명가능한 AI)'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공급·소비와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미래형 에너지 관리시스템 원천 기술이 대거 확보됐다. 특히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전력망 환경에서 효율성 높은 전력인프라 구축과 업그레이드에도 XAI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돼 전력 산업 경쟁력이 훨씬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약 70억원을 지원한 에너지 거점대학 AI 클러스터(총괄책임 최호진 KAIST 교수, 이하 AI클러스터)는 전력망 생태계 운용과 이용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XAI 기반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AI 클러스터는 거점대학 KAIST를 중심으로 충남대·강원대·고려대·연세대 등 4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참여대학 교수진 21명과 연구진 140여명이 참여해 국제특허 출원 10건, 국내특허 출원 65건, 국제표준 채택 기고 13건 등 성과를 거뒀다.
<표참조>
가장 눈에 띄는 연구 성과물은 지금까지 전력망 신규 또는 보강 구축 현장에 대한 AI 사진판독을 통해 '합격' '불합격' 등 단순 판정에 그쳤다면, XAI 원천 기술은 판정 결과를 시각적으로 또는 자연어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XAI 원천 기술을 상용화하면 전신주·철탑 등에서 드론이 촬영한 사진 판독만으로 발전·변전·송전·배전 단계별 고장진단은 물론 사후 대응까지 가능하다. 극히 위험하고 접근이 어려운 부문의 문제나 시설 개선에도 사람과 AI가 공동 작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AI 클러스터는 또 XAI를 접목해 효율적인 전력 수요 공급과 예측을 통한 설비투자 절감 효과와 전력 품질·신뢰성을 높이는 미래형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 기반을 다지는 연구 성과를 거뒀다.
수년간 여름·겨울철 전력피크 대비 차원에서 설치한 스마트계량기(AMI)가 전력 공급·소비 데이터를 토대로 나름 수요관리 효과를 낳았지만, 전력회사는 축적한 빅데이터 품질이 떨어지는 탓에 적극 활용하지 못하거나 빅데이터 관리비용이 급속히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KAIST 연구팀(윤찬현·최준균 교수)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AMI데이터에 특화된 딥러닝 가속 기술과 전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수십만 가입자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 전력 데이터에 특화된 전처리·프로파일링 기술로 AMI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정제함으로써 데이터 저장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나아가 이상 징후 사전감지 같은 데이터 추출형 서비스 길도 열었다.
AI클러스터 참여 대학들도 전력망 고도화나 침입 탐지 방지와 같은 주요 원천 기술을 대거 개발했다. 충남대(이규철 교수)팀은 전력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데이터 지능형 분석·모니터링 기술을 확보했다.
강원대(문양세 교수)팀은 AI 기반 악성코드나 악성 URL 탐지 기술을 연구해 사회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는 사이버 위협과 공격으로부터 전력 인프라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보안관제 원천 기술을 확보, 상용화한다.
또 고려대(황인준 교수)팀은 일반 건물의 단기 전력 수요 예측 분석과 시각화 기술을, 연세대(조성배 교수)팀은 XAI 에너지 수요 예측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전력 융합서비스 제공과 관리 기술 등을 각각 개발했다.
최호진 KAIST 교수는 “XAI 기반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기술이 한국전력 차세대 인프라 운용과 수요예측 서비스 신뢰성·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며 “전력망의 효율적 이용과 안전한 관리뿐 아니라 국민에게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명가능 AI(eXplainable AI): AI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활용되고 있지만, 기술 자체의 복잡성과 해석의 어려움, 예측 결과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고도화될수록 현장 적용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심층 딥러닝 모델을 해석하고 학습된 모델의 예측 결과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설명까지 해줄 수 있는 대안 기술이다. 딥러닝 모델의 설명력을 높여 AI 기술의 신뢰도와 실용성을 높인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