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장, 스마트팩토리 등
미국, 일본, 중국 이통사 적용 활발
초저지연-초대용량 데이터 전송 적합
장애물에 전파 세기 약해...도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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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동통신사가 28㎓ 대역 등 밀리미터파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이통사는 스포츠 경기장, 스마트팩토리, 고정형 무선접속장치(FWA) 분야에서 28㎓ 대역 5G 망 구축·실증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주요국 실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밀리미터파 대역은 회절성이 약한 특성으로 대규모 커버리지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하지만 3.5㎓ 대역 등 중대역 5G 망 보완재로서 특정 서비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이통사의 28㎓ 대역 5G 서비스 모델 실증결과는 28㎓ 대역 5G 상용화를 추진 중인 우리나라 정부와 이통사에 중요 참고사례가 될 전망이다.

◇42개국 123개 이통사 밀리미터파 사용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밀리미터파 5G 상용화 여정에서의 중요한 임무' 백서를 발간했다. GSMA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24.25~29.5㎓ 밀리미터파 대역에 대해 면허를 부여해 상용화를 준비 또는 진행한 국가는 세계 42개국, 123개 이통사로 집계됐다.

미국 AT&T, 버라이즌, T모바일은 밀리미터파 대역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일본 NTT도코모와 KDDI, SK텔레콤도 28㎓ 대역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분류했다.

SK텔레콤은 28㎓ 대역 상용화를 공식 선포하지 않았지만, 인천국제공항과 일부 스마트팩토리 등에 28㎓ 대역 기지국 44국을 구축하고 준공신고까지 마친 것을 상용화로 간주한 것으로 해석된다.

GSMA는 밀리미터파 대역의 이점으로 △풍부한 가용대역폭 △빔포밍 기술 활용 △초저지연 성능 △고밀도 활용 △우수한 측위기술 △통합성을 손꼽았다.

28㎓ 대역은 사실상 미개척 영역으로, 800㎒ 폭 이상 광대역을 확보해 초고속·초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고, 높은 직진성을 활용, 전파를 특정 방향으로 조사해 성능을 높이는 '빔포밍' 기술에 적합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밀리미터파 대역은 한계도 뚜렷했다. GSMA가 28㎓와 전파 성질이 유사한 26㎓ 대역으로 장애물 투과 테스트 결과, 4m 높이 나무가 가로막고 있을 경우에 20dB 수준으로 전파세기가 약해져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리문은 5dB를 기록해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콘크리트는 아예 투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황에서 밀리미터파 대역은 가시광선의 도달 범위, 즉 사람의 눈에 범위에서 효율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장·지하철역 등 준수한 성능

그럼에도 GSMA는 28㎓ 밀리미터파 한계는 기술적으로 해소가 가능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실증 결과 활용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중국 28㎓ 대역 소비자(B2C)·기업용(B2B) 서비스 실증 결과를 제시했다.

중국 이통사는 도시지역 1900㎡ 면적 지하철역에 28㎓ 대역 기지국을 구축했다. 800㎒ 대역폭을 활용해 다운로드 대역과 업로드 대역을 7대 1 비율로 분배한 결과, 최대 속도가 4.6Gbps 를 기록했다. 중국은 28㎓ 대역 기지국을 와이파이 공유기(AP)와 같은 형태와 밀도로 구축, 효과적인 신호 강도를 확인했다. GSMA는 지하철역과 같은 폐쇄 공간의 대규모 교통수단에 LTE와 와이파이 AP 보완재로서 28㎓ 대역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B 이통사는 지난해 슈퍼볼 경기가 열린 미식축구 경기장에 28㎓ 대역 기지국 8대를 구축, 400㎒ 폭을 활용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시연했다. 경기장에는 100여개 LTE 기지국도 설치됐다. 개활지 경기장 환경에서 구축된 28㎒ 5G 기지국이 단말기당 최대 915Mbps 속도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미네아폴리스 US뱅크 스타디움에 설치한 28㎓ 대역 기지국은 1Gbps 속도를 기록했다.

GSMA는 중국이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8㎓ 대역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기술 진화가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다만 28㎓ 대역 도심 지역 활용 결과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C 이통사는 시카고 도심 지역에 28㎓ 대역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골목 등 개방된 장소에서는 우수한 전파 성능을 기록했지만 벽돌과 창문 등 장애물에 가로막혀 전파세기가 약해졌다.

28㎓은 지하철 또는 대규모 경기장과 같이 지형변화가 적은 공간에서는 B2C 용도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도심지역에서는 망 구축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8㎓, 가시광선 영역에서만 통신 가능…기술 진화 필요성 '절실'

GSMA는 B2B 영역에서 스마트공장과 고정형무선접속장치(FWA) 구축 사례도 제시했다.

에릭슨은 지난해 스웨덴 키스타 아우디 공장 연구소에 28㎓ 대역 시범망을 구축했다. 초저지연 성능을 활용해 로봇을 제어하며 자동차 스티어링휠과 에어백을 조립하는 과정에 5G 기술을 적용했다. 와이파이에 비해 즉각적인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고 신뢰성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공장 내 전선을 상당수 제거해 생산 공정을 유연하게 활용하는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남미 D 이통사는 도심 2㎢ 반경 내 26m 높이 건물 옥상에 28㎓ 대역 5G 라우터(CPE)를 설치했다. 유선을 대체해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 실험이다. 85% 라우터로 평균 159Mbps 속도로 정상적인 인터넷 사용이 가능했고 최대 속도는 1.95Gbps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증 결과를 종합할 때 28㎓ 대역은 지형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가시광선 내 영역으로 적은 장애물 등 환경조건이 충족되는 지역에서는 경기장 내 실시간 스트리밍, 지하철 와이파이 보완, 로봇제어 등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5G 망 보완재 역할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서비스 목적에 따라 전략적으로 구축한다면 경제적 효용과 이용자 편의를 달성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GSMA는 28㎓ 대역을 비가시광선 영역, 즉 장애물을 투과해 활용하기 위해서는 빔포밍 기술 진화와 안테나 배열 기술 등이 선결 과제라고 지목했다.

우리나라도 28㎓ 대역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28㎓ 대역 5G 구축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기술 검증 등을 완료하고 대규모 경기장, 다중이용 시설 등을 대상으로 본격 실증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는 “한국 실증도 글로벌 사례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TF를 통해 글로벌 시장 상황과 산업 생태계 현황을 고려한 28㎓ 대역 활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