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립 선언이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각형 배터리 비중을 80%로 늘리고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우려된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선언은 예고된 순서이고, 관련 리스크도 노출된 부분이었지만 배터리 시장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반면 배터리 업계는 불안이나 동요 없이 기존 계획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에 이어 원통형 배터리 투자를 늘리고,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투자를 확대하며,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고객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보자.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폭스바겐은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우치형·원통형·각형 배터리가 일원화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장기적으로 단일 품목의 배터리만 쓰일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파우치형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에서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 폭스바겐은 삼성SDI와 협력을 요청할 공산이 크다. 앞으로 얼마나 배터리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할지 전망하기도 어렵고 예상 내용도 각자 다르다. 공통적인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 상황에 만족해선 안 된다. 노스볼트가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불안감,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강화,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탈피, 삼성SDI는 각형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남들이 투자할 때 뒤처질지 모른다는 조바심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 의식에 사로잡혀 지금 상황에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자만이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폭스바겐, 노스볼트를 통해 내재화를 시도했지만 배터리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를 기회로 삼아 국내 배터리 업계가 과감하게 도전해서 튼실한 결실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