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공개 암호화폐공개(ICO)를 추진했던 블록체인 프로젝트 '위블락'이 중단된다. 당시 위블락은 정부가 국내 ICO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에서 토큰생성이벤트(TGE)라는 표현으로 ICO를 우회 진행해 업계 큰 관심을 모았다. 홍준 위블락 대표는 이달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 중고나라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위블락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통해 위블락 프로젝트 종료를 지난달 말 공식화했다. 위블락 측은 “2021년 3월 31일까지 프로젝트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31일 카카오톡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4월 21일까지 모든 위블록 커뮤니티가 폐쇄된다”고 공지했다.
위블락은 '탈중앙화 광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시작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2018년 창시자 홍준 대표를 주축으로 개념증명(PoC) 형태로 플랫폼을 공개하고, 제주도를 근거지 삼아 프로젝트를 키워왔다.
2018년 가상자산 가격 급락을 시작으로 블록체인 업계 전반에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위블락 역시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말 역시 개발팀 구성원 대부분이 팀을 떠났고 규제 당국에 의해 주력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불법이 되면서 잦은 피보팅이 진행됐다. 이후로도 소위 '가상자산 겨울'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2019년 말 위블락은 보유한 자금 대부분을 소진했다.
벤처캐피털(VC)들이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도 실패했다. 여기에 2020년 3월 특정금융거래의 정보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특금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치명타를 맞았다. 위블락과 같은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정보보호관리체계인증(ISMS)이 의무화되는데, 인증 등록 및 갱신 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해 이를 부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위블락 코인(WOK)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프로빗에 상장된 상태다. 홍준 위블락 대표가 중고나라 대표로 선임되면서 지난 25일 기준 시세가 0.6원으로 3배 가까이 뛰기도 했으나, 프로젝트 종료가 공식화되면서 0.04원으로 15분의 1토막이 났다. 위블락은 남은 자금을 모두 동원, 오는 4월 21일까지 0.01에 매입할 예정이다. 이후 위블락 토큰은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처리된다.
위블락 측은 “위블락 팀이 추구했던 '분산형 광고 생태계' 구축에 실패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 시장 상황 변화를 비난하는 것은 쉽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한 팀에게도 큰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위블락 프로젝트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여정을 멈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