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개인 경쟁력으로 승부' 전략 변경
당명 적히지 않은 점퍼 입고 현장 유세
돌봄 공약 등 강조하며 민심 잡기 주력
사전선거 앞두고 내곡동 공세 강화할 듯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총력전을 펼친다. 대선 바로미터라 불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여야 모두 한치도 양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 후보들의 움직임이 바빠진 가운데 서로를 향한 공방도 이어가고 있다. 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하루를 앞둔 상황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보다 앞서가는 형국이다.
박영선 후보는 30일 현장 유세를 나서며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개인 경쟁력'으로 승부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바꿨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적힌 점퍼를 착용했지만, 전날부터 당명이 적히지 않은 점퍼를 입기 시작했다. 이날 동작구 이수역 일대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했는데, 당명이 사라진 파란색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부동산 민심 이탈을 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전면적 사과에 나섰지만, 당과 거리두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서울선언 7'을 발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영유아 돌봄 '두 배로' 공약으로 '돌봄을 책임지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시민들의 일상을 지탱하는 돌봄의 중요성을 온전히 체감하고, 돌봄의 빈틈을 채우는 첫 번째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를 향한 내곡동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참여 의혹과 관련해 “오 후보의 얼굴 표정을 보고 '아, 이분이 갔었구나' 이런 확신이 오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측량 현장에 갔었느냐, 안 갔었느냐' 질문을 했을 때였다. 오 후보가 '안 갔다'고 해놓고 바로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했을 때”라며 “(기억의 착오라고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선우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토론을 하면 할수록 '거짓말쟁이 MB 오세훈'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내곡동 땅 셀프보상에 대한 그 어떤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오 후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만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오늘 관훈토론회에서도 자신이 만들어둔 거짓의 늪에서 빠져나가고자 발버둥 쳤다”며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공직자가 갖춰야 할 공정과 정직에 직결된 무척이나 엄중한 사안이다. 철면피가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주말 사전 선거를 앞두고 지도부의 사과와 박 후보의 현장 유세, 상대방인 오 후보를 향한 내곡동 총공세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날 오전 지도부 사과를 두고 '너무 늦은것 아니냐'는 물음에 “사전 투표를 앞두고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