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무료 공개한 '노코드' 개발 플랫폼 '데브온 NCD'가 1개월여 만에 다운로드 2000회를 돌파했다.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도 손쉽게 고급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 시장이 국내에서도 열릴지 주목된다. 시장이 활성화되면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SW)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LG CNS에 따르면 이달 초 '데브온 NCD' 무료 공개 발표 이후 약 3주 만인 이날 현재 다운로드 수가 1600회를 넘어섰다. 비공식적으로 무료 공개한 기간(2월) 다운로드 수 400회를 합하면 2000회를 웃돈다.
'코딩 없는 개발'(No Coding Development)을 뜻하는 데브온 NCD는 자바나 C언어 등을 공부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1개월 동안 활용 교육만 받으면 마우스로 컴퓨터 아이콘 옮기듯 손쉽게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설계와 개발 과정을 통합했고 프로그램 테스트도 바로 처리해 주기 때문에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코딩 없이 손쉽게 개발하지만 결과물의 품질은 코딩 프로그램에 버금간다. LG CNS가 6년 동안 1000여개 프로젝트에서 활용·검증했으며, 1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서도 사용했다.
이호군 LG CNS 개발혁신센터 상무는 “데브온 NCD를 무료 공개한 이유는 노코드 시장 생태계를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면서 동시에 중소기업이나 학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개발자가 많은 대기업과 달리 중견·중소기업은 개발 역량이 부족한 데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브온 NCD 무료 공개 이후 LG CNS에는 기업의 규모·분야 상관없이 수십여 곳에서 문의가 왔다.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데브온 NCD를 활용하려는 중견 시스템통합(SI) 기업도 있다.
해외에서는 노코드나 코딩을 최소화하는 '로코드'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가트너는 노코드·로코드 시장이 매년 9.1% 성장, 내년에 210억달러(약 24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초 구글이 노코드 개발 플랫폼 업체 앱시트를 인수한 것도 시장 성장세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노코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는 주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나 서비스형플랫폼(PaaS) 형태로 노코드 플랫폼을 제공한다.
국내 노코드·로코드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LG CNS 외에 소프트파워나 퀸텟시스템즈 등 소수 중소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소프트파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공공, 대기업 등에서도 연락이 온다”면서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 기업은 적지만 노코드 시장과 생태계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코드 활용이 확산하면 1년 이상 걸리는 프로그램언어 학습 기간을 줄여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문 개발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노코드가 기존 언어를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 새로운 개발 툴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상무는 “산업공학과 등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 언어 학습이 어려워 포기하는 학생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노코드가 이런 문제를 해결, 새로운 정보기술(IT)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