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나 문화예술 분야 이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곳이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이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소비자 관심 분야가 어디에 있는지, 투자자가 전도유망한 분야로 인식할 수 있는 분야인지 여부에 따라 스타트업 흥망성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전 세계 스타트업계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발표한 CB인사이트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가 여타 분야에 비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인공지능 분야 100대 스타트업 총 자금 조달 규모는 101억 달러로 추산한다. 국제적으로 많은 자금이 AI 분야에 선도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는 AI 분야가 대표적인 승자독식 구조 산업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AI 스타트업을 조사한 '2020 Korea AI Startups(2019년 11월)' 기업 자료를 통해서 인공지능 회사들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트렌드와 해외 AI 스타트업 트렌드가 상당히 상이하다는 점이다.

먼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주로 활동하는 분야는 바이오 분야를 꼽는다. 그 다음으로 제조 유통 분야와 운송 교통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 밖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로봇자동화(RPA)·미디어 콘텐츠·금융·보안, 농업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들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대부분은 현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AI 유니콘은 미국이 23개, 중국 12개, 영국 4개, 이스라엘 3개, 일본·싱가포르·캐나다·프랑스가 각각 1개 기업이 분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AI스타트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교육, 모바일 미디어 분야이다. 가장 대표직인 회사인 뤼이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2014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산타토익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로 누적 회원수가 100만명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에듀테크 전문지인 에듀케이션 테크놀로지 인사이트가 발표하는 'APAC 10대 에듀테크 스타트업' 중 2019년 대표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들어 의료, 금융 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작년에 데이터 관련 법규가 개정되면서 이에 부합하는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자 뛰어든 회사들이 많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대표 금융지주회사들이 자회사 내지 손자회사 형태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금융 서비스 개발 회사를 설립하는 등 관련 분야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상에서 열거한 해외 AI 스타트업 흐름과 국내 AI 스타트업 흐름을 종합해 보면, 한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AI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모델들이 많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 규제에 부합하는 형태의 금융 관련 AI, 국내 입시 내지 취업 환경에 부합하는 교육 관련 AI 등은 추후 해당 기업이 해외 진출을 모색해 지속적인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지금 AI 분야에 진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있다면, 본인들의 비즈니스모델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직접 적용 가능한 모델인지 확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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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