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흥행...온·오프라인 유력기업 대거 참전

SKT 가세로 신세계·카카오 등 5파전 양상
롯데도 후보 거론 '불꽃 대결' 예고
5조원대 인수대금 고평가 우려 있었지만
쿠팡 100조 기업가치에 재평가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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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로고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이 복수의 유력기업이 참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와 이마트, 홈플러스(MBK파트너스) 등 유통기업뿐 아니라 카카오와 SK텔레콤 등 빅테크 기업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시장(NYSE)에서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끌어 내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 판도를 바꿀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을 뜨겁게 달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최소 5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5조원대로 알려지면서 당초에는 가업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쿠팡 IPO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100조원대 가치를 받은 쿠팡을 보면서 국내 e커머스 기업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는 분위기가 이뤄졌다.

당초 신세계와 롯데, MBK, 카카오가 4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SKT가 가세하면서 사실상 5파전 형국으로 인수전이 형성됐다. 쿠팡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며 공격적 투자를 예고한 만큼, 경쟁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졌다. 또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재평가 받으면서 카카오와 SKT 등 빅테크 기업들도 e커머스 사업에 눈독 들이는 상황이다.

인수의향서(LOI)를 바탕으로 실사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되기 위한 예비입찰에 적극적인 모양세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거래액은 업계 추정 20조원 수준이다. 네이버쇼핑(27조원)과 쿠팡(22조원)에 이은 3위다. 점유율도 약 12%를 기록해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다.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업체는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빅3'로 도약할 수 있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SKT는 11번가와 함께 오픈마켓에서 점유율을 확보를 노릴 수 있다. 아마존과 협업에 이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거래액 30조원, 시장 점유율 18%로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신세계의 행보도 관심이다. 지난해 거래액 4조원대와 점유율 3%의 SSG닷컴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액은 24조원, 시장점유율은 15%로 높아진다. 네이버, 쿠팡과 함께 'e커머스 삼국지'를 구축할 수 있다. 신세계는 e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도 지분 교환을 통한 동맹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지분 교환에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입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등의 거래액은 3조원(2.3%) 수준이다.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네이버나 쿠팡과 경쟁하려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카카오의 시장점유율은 14.3%로 급상승한다.

'롯데온(ON)' 부진으로 롯데에 대한 관심도 크다. 4%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롯데온이 16%대로 뛰어오를 수 있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체와 경쟁은 물론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와도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 구성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메이저 업체가 대거 참여한 것을 보면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셈”이라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업체는 단번에 메이저업체로 등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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