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페이덱스' 대안금융 부상...188개 중기 불씨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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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갑작스런 경기 침체로 단기자금 마련이 급했던 제조업체 A사는 신용보증기금이 개발한 '상거래 신용지수(한국형 페이덱스)' 연계 보증상품을 통해 1억원 긴급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앞선 보증심사에서 재무제표 상 신용도가 낮다고 평가돼 최종 불승인 통보를 받았지만, 상거래 신용지수를 새롭게 반영한 후 재평가를 받아 보증 지원을 받았다.

#보증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금액이 기대에 못 미쳤던 제조업체 B사 역시 상거래 신용지수 '우수' 등급을 받아 한도가 3억원으로 크게 상향됐다. 대기업들에 제품을 납품하던 B사는 거래처 신용등급이 우수하다는 페이덱스 지표에 따라 자금 확보 능력이 건실하다고 인정받았다.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한국형 페이덱스'가 국내 중소기업의 혁신 대안금융으로 부상했다.

이를 통해 자금줄을 튼 중소기업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4일 신보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기준 상거래 신용지수 모델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 수는 총 188개, 지원 자금 규모는 3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4일 첫 도입 이후 9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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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이 개발한 상거래 신용지수(한국형 페이덱스) 모형. 자료=신용보증기금.

한국형 페이덱스는 신용등급이 부족하더라도 결제능력, 상거래 신용도가 양호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신보가 자체 개발한 대안평가모형이다. 기존 기업신용평가는 기업·대표자의 자산, 재무정보 등 과거 실적 위주 정태적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된다.

기존 기업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할 경우, 상환 능력을 갖춘 기업의 약 90%가 보증심사를 통과한다. 나머지 10% 기업은 미래 성장성이나 역량이 충분해도 재무제표 장벽으로 보증을 받지 못했다. 한국형 페이덱스는 성장성 높은 우수 중소기업에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적용, 필요한 자금을 신속·간편하게 공급하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한국형 페이덱스는 10개 등급 및 4개 신용도(우수, 양호, 보통, 미흡)로 기업 신용도를 구분한다. △결제기간 모형 △고용 모형 △부가세 모형 △거래안정성 △신용공여 모형 △결합 및 필터링 등 다양한 데이터가 종합 반영된다.

결제기간 모형은 기업간거래(B2B) 보증 매매계약 정보, 전자방식 매출채권 보험 정보, 기업 회계 정보를 통해 해당 기업의 거래 능력이 어떤 수준인지 파악하는 지표다. 이를 기반으로 거래처 신용도가 우수하고 다양하다면 재무제표 상 부족함이 있더라도 좋은 신용지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공받은 기업 전력사용량, 전력요금 데이터도 필터링에 반영된다. 기존 기업 신용평가 지표에도 전력사용량 데이터를 활용했었으나, 일부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공장을 허위 가동하는 방식으로 전력사용량을 부풀려 제출하는 꼼수가 있었다. 신보는 데이터 원천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직접 확보함에 따라 문제 기업을 투명하게 걸러낼 수 있게 됐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기존 제무재표 위주의 신용평가 방식을 탈피, 적시성 있는 다양한 동태적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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