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온라인이 대세]직거래 고수 VS 비대면 전환…B2B로 외연 확대

세계적으로 자원 재사용 관심이 높아지고 환경보호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고거래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웃끼리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야드세일이나 플리마켓이 생활화돼 중고거래와 나눔 활동이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 쌓인 안 쓰는 물건들이 보이다 보니, 세계적으로 중고거래 시장은 더 커지는 추세다.

한국의 중고거래 시장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모바일 동네인증 기반 직거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헬로마켓은 오히려 직거래를 없애고 100% 비대면 거래로 전환하며 차별화 전략을 편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는 직거래·비대면 거래를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전문기업 4개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간거래(B2B) 협업을 확대하며 중고거래 시장 외연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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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2015년 설립된 업계 후발주자다. 동네인증을 기반으로 이웃끼리 안 쓰는 물건을 주고받는 직거래 서비스를 선보여 출시 직후 성장을 거듭했다. 전화번호 기반의 쉬운 가입과 채팅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고 거래하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고령자나 디지털 약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춘 것이 호평을 받았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끼리 유용한 지역 정보나 소식을 나누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동네생활' 서비스와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을 연결하는 '내근처' 서비스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오픈하며 지역의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이어주고 소통하는 지역 커뮤니티로 진화했다. 지난달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42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누적가입자수도 2000만명을 넘었다.

헬로마켓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한 일본시장에 주목했다. 비대면 안전결제 서비스로 일본 중고거래 시장 선두기업이 된 메루카리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안전결제 문화를 한국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비중이 90%에 달하던 직거래를 폐지했음에도 지난 1월 MAU는 폐지전인 작년 9월보다 다소 많은 121만명을 기록하며 누적가입자수는 520만명에 달했다. 코로나19, 범죄, 육아, 출퇴근 등의 이유로 직거래 대신 비대면 거래를 선택한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번개장터는 2011년 헬로마켓과 같은 해에 설립됐지만 비대면 거래와 직거래를 병행하고 있다. 안전·방역 등의 이유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과 육안으로 직접 물건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고객 양측을 모두 고려한 조치다. 또한 번개장터 고객은 검색 데이터 기반 추천 알고리즘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취향을 반영한 소비 트렌드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MAU는 520만명을 기록하며 누적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해 직거래 서비스를 주로 하다 2014년 법인 설립 후 2016년 '중고나라' 앱을 출시하며 '안전거래' 시스템'을 도입, 비대면 거래를 병행하고 있다. '이용자간 카드 거래'를 활용하며 중고거래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2400만명의 회원을 둔 중고나라는 일평균 39만건 상품이 등록돼 부동산, 자동차, IT용품, 캠핑, 자동차, 책 등 다양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지난해 월평균 거래액은 3250억원을 차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4개사는 B2B사업을 확대해 중고거래 시장 외연 확대에 나섰다.

당근마켓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 향상을 위한 세탁특공대와 제휴에 이어 지난달 GS25와 손잡고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한 할인 이벤트 등을 당근마켓 서비스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동네 커뮤니티 정보공유 기능을 확대했다. 당근마켓은 이외에도 지역 일자리, 부동산, 중고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번개장터는 최근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와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중고폰 렌탈 운영 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번개장터는 올 상반기에 한층 개선된 중고폰 시세 조회·매입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중고폰 관련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중고폰의 원활한 유통을 지원할 계획이다.

헬로마켓은 안전 배송·결제시스템을 앞세워 올 상반기 편의점 기반 중고거래 택배배송 제휴파트너를 기존 CU에서 GS25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퀵배송, 택배 등 다양한 배송업체와 파트너십을 추진,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를 전국 곳곳에 확대할 방침이다.

중고나라는 최근 로팡, 법무법인 우리와 손잡고 중고거래 중 발생하는 피해로부터 회원을 보호하기 위한 온라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고거래 과정 중 이용자에게 꼭 필요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누구나 자신의 법적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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