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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경제사회연구실 박사>

“과거 콜레라가 도시를 재탄생시켰던 것처럼, 코로나19가 우리 문명을 이전과는 다른 세계로 이끌게 됩니다. 완전한 디지털 문명 도래에 앞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미래사회와 기술진화방향을 예측하는 이승민 경제사회연구실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완전한 디지털 사회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TRI에서 정보보호시스템과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과학자다. 이전에는 대기업에서 통신망 기술을 연구한 이력이 있다. 이들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코로나 시국의 상황과 경험이 우리에게 새로운 디지털 세계를 선보이고 세상 전체를 '재조정(리셋)' 했다고 단언했다. 국내 전체 소비매출 대비 온라인 매출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고, 디지털화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져도 과거로의 회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디지털 세계의 편의성을 이미 맛 본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게다가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빠른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리(distance)'가 모든 분야에서 변화했다고 피력했다. 방역을 위한 개인 간 거리는 물론이다. 글로벌 벨류체인(GVC) 거리가 재설정 됐다.

이는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진다. 기존 물리적인 것을 대체해 우리가 만나고 얘기하는 공간,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 돈의 형태 등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다.

이 박사는 이럴 때일수록 '7대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상황과 7대 기술은 ETRI 경제사회연구실이 연초에 펴낸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 모두 담겨 있다.

이들 기술은 인공지능(AI)과 개인, 일상을 아우른다. 그는 먼저 '대화형(Conversational) AI'를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회는 무인화가 일상화된 세상”이라며 “대화형 AI가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몰데이터 기반 AI'도 중요하다. 그동안 막대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딥러닝이 AI 혁명을 이끌었는데, 궁극적으로는 적은 데이터로도 기능해야 하고 이것이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도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나 자신의 정보를 담아 가상세계에 투영된 '디지털 자아' 역시 꼭 살펴야 할 기술 분야다. 향후 온라인·가상 세계가 기본 공간이 되는 시점에는 디지털화 된 자아의 중요성이 커진다. 당연히 이와 연계되는 '프라이버시 보장형 기술', 초연결·초실감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 기술도 중요시된다.

이 박사는 이밖에 각종 푸드테크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도 방점을 찍었다. 푸드테크는 단순한 음식 제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자아와 결합해 식품 산업 전체를 혁신하게 된다. CBDC 경우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주목받고 있다. 현금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 온라인결재 증가로 많은 국가가 관심 보이고 있다.

이 박사는 “지금은 체감하기 어렵지만 먼 훗날 코로나19 사태와 현 상황을 돌이켜 보면, 지금이 4차 산업혁명의 기점으로 읽히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좋은 기회로 활용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