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ESG 경영' 속도...조직 신설하고 대규모 투자

KB금융, 사내외 전원 참여 '위원회' 설치
관련 상품·투자·대출 50조원으로 확대
신한금융, 사업성과 측정·평가 체계 마련
농협금융, 신재생·농식품기업 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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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구성요소 및 주요 내용 (자료=MSCI, 미래에셋대우)

시중 금융지주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올해 핵심 경영기조로 내걸고 대규모 투자 집행에 나서는 등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ESG 펀드자금 유입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내달부터 유럽 내 모든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ESG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ESG 경영을 전 계열사에 안착시키기 위해 별도 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관련 투자 공격성을 한 단계 높이는 등 적극적인 ESG 경영 활동에 돌입했다.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관련 신설조직 설립 확정을 앞뒀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초 관련 조직을 꾸리고 전 계열사에 걸쳐 강도 높은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사내·외 전원이 참여하는 ESG 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설치하고 관련 전략 수립부터 관리 감독까지 하는 ESG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그룹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ESG 이행 원칙을 선언했고 중장기 로드맵으로 'KB 그린 웨이 2030'을 확정했다. 그룹 탄소배출량 25% 감축, ESG 관련 상품과 투자·대출을 50조원으로 확대한다. 그 일환으로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환경산업육성자금을 포함한 녹색여신상품 등 친환경 금융상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달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을 앞뒀다. 조용병 회장과 그룹사 CEO가 모두 참석한다. 신한금융은 2019년 금융사 중 처음으로 전 그룹사에 전략과 지속가능담당 임원인 CSSO(Chief Strategy&Sustainability Officer)를 임명했다.

신한금융은 ESG 전략위원회, 그룹 ESG CSSO협의회, 그룹 지속가능경영 실무협의회에 더해 ESG 추진위원회까지 가동하며 일원화된 ESG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각 그룹사가 추진하는 ESG 사업성과를 정량 측정·평가하는 성과관리체계를 마련했다. 실제 경영활동에서 ESG를 내재화하려는 포석이다.

우리금융그룹도 이달 초 이사회 내에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그룹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내달 열리는 지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앞뒀다.

우리금융은 지주와 우리은행에 ESG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그룹사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그룹 ESG 경영협의회를 꾸리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초 ESG 전략협의회를 신설키로 하고 기존 전담조직인 ESG 추진팀을 추진단으로 격상한다. 친환경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한 'ESG 트랜스포메이션 2025' 비전을 선포하며 ESG 경영체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신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그린 임팩트금융', 친환경 농업과 농식품기업을 지원하는 '농업 임팩트금융'의 투트랙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 외에 업무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즉시 시행할 수 있는 친환경 전환 활동도 수행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ESG 펀드는 2019년 말 9000억달러(약 997조원)였으며 오는 2028년까지 20조달러(약 2경2151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ESG ETF는 2015년 60개에서 2019년 270개로 증가했다.

모닝스타 집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글로벌 ESG 펀드 수는 4153개, 총 운용자산(AUM)은 1조6520억달러(약 1830조원)로 나타났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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