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IP 활용 지원 프로그램 가동
시높시스 할인 판매에 10% 추가 지원
ARM과 손 잡고 팹리스 무료 컨설팅도
국내 설계자산 활용땐 최대 50% 할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설계자산(IP)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프로그램에서는 시높시스, ARM 등 세계적인 반도체 IP 회사들이 나서 국내 팹리스 기업과 디자인하우스 기업을 지원한다. 또 정부는 국내 칩 설계 회사가 토종 IP를 저렴한 가격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16일 산업부는 경기 판교 시스템 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반도체 IP 활용 지원 프로그램 출범식 및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산업부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계의 IP 사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반도체 IP는 반도체 칩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능 블록과 관련된 설계도면이다. 흔히 알려진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다양한 칩이 제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려면 IP라는 도구가 필수다. 미국 시높시스와 케이던스, 영국 ARM 등 외국 기업들이 IP를 주로 만든다.
반도체 IP 가격은 종류별로 다양하다. 그러나 많게는 IP 가격은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고가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국내 팹리스 기업에게 IP 비용은 큰 부담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국내외 IP 회사와 협력해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시스템 반도체 업계를 지원한다.
산업부는 크게 △글로벌 반도체 IP 특가 지원 △반도체 IP 활용 플랫폼 구축 △국내 반도체 IP 활용 지원 등 총 세 가지로 구성됐다.
우선 글로벌 반도체 IP 특가 지원책은 미국 시높시스가 팔을 걷어붙인다. 글로벌 IP 업체인 시높시스는 지난해 개소한 시스템 반도체 설계지원센터를 통해 국내 팹리스 기업에게 할인된 가격의 반도체 IP를 제공한다. 여기에 설계지원센터는 원래 가격의 10%를 추가로 팹리스 기업에게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 기업이 시높시스 반도체 IP를 정가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P 활용 플랫폼 구축은 영국 ARM과 국내 디자인하우스가 힘을 합쳐 국내 팹리스에게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ARM이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팹리스가 ARM IP로 최적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게 프로그램의 골자다.
토종 IP 업체와 팹리스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책도 있다. 산업부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에서 만든 국내 IP를 국내 팹리스가 최대 50%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만들었다.
시범사업 기간인 올해에는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내년 본 사업에서 지원 한도를 상향할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 IP 기업과 협의 이후 추가 지원 방안까지 마련할 계획도 있다.
조익노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 쓰이는 70%가량 IP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향후 지원 규모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생태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시스템반도체 업계 간담회'도 열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성윤모 장관은 “반도체 초과 수요에 대응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의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미래를 대비한 신규투자와 기업 간 연대·협력을 적극 추진해주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