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재난현장 긴급대응 위성통신기술 개발...ASIC 칩 국산화

ETRI, 그물망 접속 방식 모뎀칩 국산화
신호 송·수신부 결합 전송속도 13Msps
접속 지연 시간 0.5초→0.25초 단축
국내기업 기술 이전…경쟁력 강화 지원

국내 연구진이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빠른 위성통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그물망 접속 방식 위성통신 모뎀칩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위성통신은 인공위성을 이용, 지리적 제약조건이나 재난·재해에 영향을 덜 받는다. 주로 중앙에 허브(중계기)를 두고 별·바퀴 모양 구조를 이루는 '성형망' 접속 기술을 사용해 왔는데 이 경우 긴 접속 경로 탓에 지연 시간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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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 접속 위성통신 핵심 모뎀 칩

이번에 활용한 그물망 방식은 송신단말-위성-수신단말을 거치는 구조로 전파 지연 시간이 짧다. 다만 추가 수신 장비가 필요하다. ETRI는 그물망 방식을 택하면서 신호 송신부와 수신부를 하나로 만들어 이런 단점을 해소했다. 이를 위한 모뎀칩 에이직(ASIC)을 개발했다.

모뎀칩 크기는 가로세로 1.3·1.3㎝로 50원짜리 동전만 하다. 범용 칩과 달리 위성통신에 필요한 기능만을 담아 작게 만들었다.

기존 성형망 접속 방식 지연 시간이 0.5초인 반면에 연구진이 개발한 그물망 모뎀칩은 0.25초다. 칩이 상용화되면 약 수백만 원이던 단말 재료비용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채널 수도 최대 32개로 늘렸고 전송 속도는 최대 13Msps(1초 동안 출력되는 디지털 데이터 수)다. 전송 기법인 대역확산지수는 최대 16까지 지원한다. 현재 상용화된 세계 최고 수준 제품과 성능이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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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개발 기술과 해외 기술 간 주요 사양 비교

개방형 국제 위성통신 최신 표준인 DVB(유럽 디지털 텔레비전 공개 표준)-RCS2도 만족한다. 천리안 위성을 통한 위성통신 검증시험까지 마쳐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향후 연구진은 행정안전부, 해양경찰청, 소방방재청 등과 실제 재난, 재해 현장에서 실시간 현장 제어를 위한 통신 서비스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 기술을 국내 기업 등에 이전 해 국내 기술 경쟁력 강화, 시장 진출도 도울 예정이다.

변우진 전파위성연구본부장은 “재난안전통신망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도서 산간 지역 정보 소외지역 격차 해소, 군 작전 지역 군용 통신에 기술을 쓸 수 있다”며 “국민 편익 증대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