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떨어진 넥슨 캐시카우 '던파', 멀티버스로 IP가치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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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 사전예약자 목표치인 4000만명을 돌파했다. 넥슨은 8월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 '던전 앤 파이터' 노후화가 역력하다. 중국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과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한 작품 출시 시기가 IP 가치 제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8일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2월 디지털게임 시장 PC부문 매출에서 넥슨이 서비스하고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 앤 파이터(던파)가 4위까지 내려왔다. 던파 모바일 대기수요가 영향을 준 8월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1위는 CD프로젝트레드 '사이버펑크2077'이 차지했고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와 블리자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뒤를 이었다. 작년 12월 PC부문 매출은 120억달러(13조2400억원)로 전년대비 15% 올랐다.

던파는 넥슨 매출을 책임지는 캐시카우다. 중국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 하락은 사이버펑크2077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던파는 줄곧 PC부문 매출 1~2위를 차지하다 작년 3분기 중반부터 급격히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던파 모바일이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시스템' 업데이트를 이유로 중국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던 시점과 일치한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려던 대기수요가 그대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던파 모바일 중국 사전예약자는 6000만명이 넘었다.

넥슨 해외매출은 작년 1분기를 기점으로 50%가 무너졌다. 국내서 모바일 게임이 흥행한 영향도 있지만 해외매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그중에서도 던파가 급격하게 꺾였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넥슨 분기 매출 최대를 달성했음에도 중국시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넥슨 매출은 대부분 중국 던파에서 나온다'라는 말은 옛말이 된 셈이다.

던파 모바일 출시가 연기되고 원작 노후화가 진행되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단기적 매출뿐 아니라 지식재산권(IP)가치에도 악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넥슨은 던파 세계관을 넓혀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이른바 던파 멀티버스다. 던파 평행세계관 기반이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프로젝트BBQ'와 던파 모바일에 이어 일본 아크시스템웍스와 협업한 대전격투게임 'DNF 듀얼(던파 듀얼)'을 개발 중이다.

또 게임이 출시되기 전 IP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15주년 기념 아트전 '아트던전:던파를 그리다'를 개최하고 서비스 초기부터 일러스트, 도트 원화를 총망라한 400페이지 분량의 '아트북'을 내놓는 등 생명력을 계속 불어넣을 계획이다. 게임 속 인물이 등장하는 13부작 애니메이션 '던전앤파이터:역전의 바퀴'는 이달 국내 방영을 시작했다.

넥슨 관계자는 “프로젝트BBQ, 던파 모바일, DNF Duel 등 던파 고유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재미를 드리기 위해 개발 중”이라며 “던파 세계관을 토대로 다양한 플랫폼과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신작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