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코로나19 통계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K-방역' 체계를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은 이례적으로 언론자료를 내고 “코로나19 발생 전후 인구이동 영향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스크 등 코로나19 예방품목 가격조사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코로나19 질병코드를 신설해 관련 의료비와 보험금 지급 등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발병 1주년을 즈음해 통계청 역할 덕분에 성공적으로 K-방역 위업을 달성했다고 자평한 것이다.
K-방역은 정부, 의료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모두 힘을 합친 결과다. 굳이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이 없었다면 K-방역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컸다.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의 불편함을 참고 묵묵히 따라줬기에 가능했다. 지나친 자유권 침해라고 반발하는 일부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리 국민의 헌신적인 참여는 남다르게 봐야 한다. 통계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통계청 설명대로 꼼꼼한 데이터가 기여한 측면이 크다. 방역과 관련한 가격조사, 집단감염 발생 등 중요 시기 인구이동량 분석 결과, 질병코드 신설 등은 확실히 잘한 일이다.
뒤집어 보면 통계는 정책 수립을 위한 출발점이다. K-방역을 사례를 들었지만 모든 정책의 기본은 통계다. 얼마나 정교하고 세분화된 통계 데이터를 갖추느냐에 따라 정책성과가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다. 잘못된 통계는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으로 흐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빅 데이터가 가장 절실한 곳이 사실 정부일지도 모른다. 정교한 데이터를 위해서는 가용한 모든 채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 데이터도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혹시 정부 입장에서 불편한 데이터일지라도 활용하는 게 더 나은 정책을 위해 바람직하다.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정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다가왔다. K-방역이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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