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선보일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가칭)에 혈당 측정 기능을 탑재한다. 광학 센서를 활용해 채혈 없이 혈액 속 포도당 수치를 감지하는 무채혈 방식으로, 당뇨 환자는 물론 일반인 건강관리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거쳐 혈압과 심전도(ECG) 측정 기능을 활성화한 데 이어 혈당 측정까지 스마트워치로 지원하게 됨에 따라 웨어러블 기반 헬스케어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손목 착용형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 3종을 공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혈당 측정이 추가되는 스마트워치의 명칭은 '갤럭시워치4' 또는 '갤럭시워치 액티브3'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에 무채혈 혈당 측정 기술이 탑재되면 당뇨 환자는 하루에 많게는 10번이나 바늘로 손끝을 찌르는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스마트워치 착용 도중에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활 습관이나 식단을 좀 더 체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라만 분광법에 기반을 둔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했다.
라만 분광법은 레이저 빛이 특정 물질에 조사돼 산란할 때 물질 분자의 고유 진동에 의해 나오는 파장을 이용하는 분석법이다. 삼성전자와 MIT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비침습 신호 측정 정확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 역시 올해 선보일 '애플워치7'에 무채혈 혈당 측정 기능 적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관련 특허 기술도 확보한 상태로, 기술 상용화에 앞서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인 필로시스헬스케어도 웨어러블 기기용 무채혈 혈당 측정 기술을 개발, 기술 협력과 제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퀀텀 오퍼레이션이 소형 분광기를 내장, 착용 이후 20초면 혈당 측정이 완료되는 스마트워치 시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관건은 정부 승인 여부다. 당뇨 환자를 위한 의료 분야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기로서 식약처 허가를 따내야 한다.
이보다 앞서 ECG와 같이 관련 부품을 우선 탑재하고, 지역·국가별 규제 당국의 심사 절차에 맞춰 기능을 활성화하는 절차이다. 애플워치의 경우 2018년 9월 처음으로 ECG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공식 서비스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웨어러블 기기 전문가는 24일 “무채혈 혈당 측정 기술을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모바일·웨어러블 기기에 접목하려는 노력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면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 등장과 시장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