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식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주식 인구 증가와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3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전문 업체의 2020년 자문계약 규모는 1조2468억으로 전년 대비 402.9% 증가했고, 미국에서는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주식 거래량이 전체 주식 거래량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등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업이 광고·유통·미디어·운송·숙박 산업의 본질을 변화시킨 것 같은 현상이 증권시장에도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은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 더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템 알파이딘이 말한 것처럼 데이터가 '수동' 분석 대상을 넘어 '능동' 핵심 자산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통계로 살펴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 가운데 디지털화된 데이터는 2000년에 25%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94%로 증가했고, 지금은 거의 모든 데이터가 디지털화돼 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개인 정보기기와 사물인터넷(IoT) 보급 확산에 따라 데이터 생산량도 기하급수로 증대되고 있다. 시스코의 비주얼네트워크지수(VNI)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트래픽 양은 올해 3.3제타바이트(Z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한 이래 문자를 통해 기록한 모든 정보의 660배 규모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유통되고 있지만 데이터가 가치를 띠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에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처리·가공·분석돼야 한다. '데이터는 새로운 원유'라는 표현이 자주 인용되곤 한다. 산업 시대에 원유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듯 디지털 경제에서 데이터가 성장 동력 역할을 한다는 뜻과 함께 데이터는 원유처럼 그 자체로는 효용이 제한되지만 원유가 정제되면 가스, 플라스틱, 화학제품 등으로 변환돼 큰 가치를 창출하듯 데이터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데이터의 패턴 분석이 이뤄지면 유용한 정보로 전환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데이터의 확보·저장·분석·활용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하고 있듯이 데이터 생산은 기하급수로 증대되고 있지만 데이터 소유와 이를 통한 경제 효용 창출은 소수의 플랫폼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지속 혁신이 가능한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소유와 이를 통한 경제 부가가치 창출에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개방해서 기업들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댐 사업을 통해 3000여종의 양질 데이터를 공급하는 정책과 함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데이터 구매·가공을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의 효과 높은 집행으로 디지털 경제 핵심 자원인 데이터가 특정 기업에 집중되지 않고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가 구현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혁신 환경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wonki.min@sunykore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