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 전망이 잇달아 제기되며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새해 첫 날 증시가 사상 첫 2900선 돌파 기록을 세우며 3000 포인트에 근접했다.
4일 증시는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장중 2900선을 돌파하고 전 거래일 대비 2.47% 오른 2944.45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0.95% 오른 977.62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증시 거래일은 개인 매수세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1조286억원을 순매수했고 오전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오후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892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기관은 1조185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78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 2697억원, 외국인 803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증권사들이 새해 코스피 3000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 작년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장을 마감했다. 작년 12월 3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5조623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연말을 앞두고 코스피 3000 돌파 가능성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투자자예탁금이 11월 2일 53조원에서 두 달 만에 무려 약 12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거래규모도 11월 2일 16조5604억원에서 12월 30일 19조2296억원으로 약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새해 증시 상승에 베팅한 개인투자자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요 종목에서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최대치를 형성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상승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에 치우치지 말고 이달 증시에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선 작년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1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인데 4분기 코스피200 이익 추정치가 삼성전자 영향으로 3000억원 하향 조정된 12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증시를 개인 유동성이 밀어올렸다면 새해에는 유동성보다는 실적 중심의 장이 전개될 수 있어 이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 결과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민주당이 법인세 인상과 빅테크 기업 규제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이 선거에서 두 석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면 증시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기준 순매도였던 외국인 자금이 순매수세로 전환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자금 규모나 비중이 과거보다 커졌지만 실제 증시 방향을 좌우한 것은 외국인 수급”이라며 “개인은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지만 외국인은 주가지수 하락과 반등의 주요 주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교역 개선, 공매도 금지 해제 등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요소는 많지만 주가지수가 높아져 있어 가격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 대한 고평가 부담을 느끼면 매수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