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은 고속철도 터널의 공기 압축 폭발음을 줄이는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 기술'을 개발, 현장 성능검증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고속열차가 터널에 진입하면 터널 내부 압력에 변화가 파동을 발생시키고, 이 파동 일부분이 터널 출구에서 폭발음과 같은 충격성 소음을 일으킨다. 이는 터널 주변 민가와 축사 등에 큰 피해를 준다.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와 비슷한 폭발음이 지상에서 발생하는 셈인데, 이를 미기압파(micro pressure wave), 또는 터널 소닉붐(tunnel sonic boom) 이라고 부른다.
많은 나라들이 터널 단면적 확장, 터널 입구 저감 후드 설치, 고속열차 앞부분 설계 변경 등 방법으로 이를 막고자 한다.
공기역학 구조물인 '압력구배(두 개 점 사이의 압력 차이를 거리로 나눈 값) 저감 후드'를 터널 입구에 설치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으나, 성능에 한계가 있었다.
철도연이 개발한 후드는 상어가 헤엄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생체 모사기술을 구현했다. 상어는 고속으로 헤엄칠 때 입으로 유입되는 바닷물 압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양쪽 아가미를 벌린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철도연 수석연구원은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이 약 84%로 일본, 독일, 중국 등의 터널 후드 구조체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 50%에 비해 약 30% 이상 우수한 세계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후드 건설비도 후드의 길이가 짧아져 약 40% 정도 절감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터널 앞에서 고속열차의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어졌다.
철도연은 개발한 후드 관련 각종 시험을 마쳤고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4국 국제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내년 완공되는 중부내륙철도와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설계 등에 기술을 반영했다.
나희승 원장은 “터널의 폭발소음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면서 터널 단면적도 줄이는 경제적인 기술”이라며 “계속해서 첨단 기술로 성능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의 경쟁력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