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하자 중소기업계가 '과잉입법'이라며 입법을 반대하는 호소문을 내놨다. 새해 1월 8일에 끝나는 임시국회 내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아야 협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우리당은 내가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헌법과 위배되지 않는지 법사위원들과 상의하고, 그 법안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를 5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거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을 대표 발의했다. 임 의원은 “법안과 관련해 당내에 아직 커다란 이견은 없다”면서도 “협의점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전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장에 다녀왔다. 고 김용균씨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 이상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 나지 않도록 하고, 이 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데 공감대를 표시했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개혁입법을 마무리한 만큼 중대재해법을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처벌 대상에서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제외하기로 하고, 개인사업자와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을 4년간 유예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중대재해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 최대한 압축적으로 심의할 것”이라고 처리 의지를 밝혔다.
경제계는 과잉 입법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중대재해법 제정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호소문을 내고 “663만 중소기업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잉 입법'이 우려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협의회는 “산재사고는 인식 부족, 관리 소홀, 부주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현재 논의 중인 법은 산업재해 발생 책임을 모두 사업주에게 돌리고 대표자 형사처벌, 법인 벌금,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발의한 법안들은 대표를 2~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다. 이는 6개월 이하 징역형인 미국, 일본보다 높고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9일에도 '중소기업 주요 현안' 입장 발표를 하며 법 제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동취재 유근일기자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