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출장 못가
97개기관 300억원대 항공권 미리 구입
항공업계 반응없어 사업 재추진 미지수

정부가 경영난에 처한 항공사의 구제를 위해 추진한 '선구매 항공권'이 사용되지 못하고 상당수 반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은 올해 말 불용 금액을 다시 부처에 돌려줘야 한다.
정부 부처 간 계약을 조정해 내년까지 항공사가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좌초됐다. 기획재정부는 해당 연도 예산의 이월은 불가하다는 원칙론을 견지했다. 일부 항공사들이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해당 사업을 내년에 재추진할지도 미지수다.
지난 4월 기재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위축에 대응책으로 화훼, 사무용품 등 다양한 물품을 대상으로 선구매 대책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97곳이 항공권 선구매 사업을 추진했다.
1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인사혁신처 등 다수의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출장 등 업무에 나서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에 선구매한 항공권에 대한 지출 반납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 말에 사실상 개별 항공사들은 관련 예산을 부처에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 사태 지원 명목으로 선결제한 국적 항공사의 해외항공권 금액은 316억5500만원이었다. 현재 선구매 항공권 사업은 한국항공협회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각 부처가 사용하지 못한 항공권 반납을 신청할 경우 해당 기관은 관련 금액을 연말까지 취합, 항공사와 정산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협회 관계자는 “아직 반납 항공권에 대해 중간 취합을 하지 못했다”면서 “항공사와 부처 간 계약상 연말까지 사용되지 못한 예산을 돌려주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항공사는 돌려줘야 할 항공권 금액을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불용 금액이 통보되면 관련 사업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이 선구매 항공권 예산을 사용했을 때도 문제다. 자금 여력이 있는 항공사는 환불 금액을 되돌려줄 수 있지만 일부 항공사는 사실상 보증보험을 통해 부처에 예산을 되돌려 줘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권 선구매가 실효성은 없고 항공사의 업무 부담만 가중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결제 해외항공권을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에 가장 많은 약 217억4403만원이 선결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95억1161만원이 선결제됐다.
불용 예산을 항공사가 환불하기보다 협약 유효기간 연장, 업무 간소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영난 극복을 위해 추진한 만큼 선구매한 항공권 예산을 이월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사안은 부처 간 논의 과정에서 검토됐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내년도로 관련 예산을 이월해서 항공사를 지원하면 좋지만 예산 사용에 원칙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