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열렸던 '2020 서울카페쇼'는 벌써 열아홉 번째 개최되는 국내 최장수 산업 전시라 할 수 있다.
국내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엑스포럼'이 주최하는 '카페쇼'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커피 소비량 증가와 함께 발전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슈로 인해 개최의 여부가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국내 상황이 미주나 유럽의 심각한 나라들과 비슷하였다면 '2020 서울카페쇼'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예년과 같은 형태로 카페쇼를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평소보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한다.
참가기업들의 부스 배치도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널찍이 거리를 두었고 참관객들의 동선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었다. 행사의 성격상 각 부스별 시음이나 시식 이벤트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기에 관람객의 줄 서기나 취식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여 둔 것도 인상적이었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입장 시 위생장갑을 제공하여 관람객의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시음과 시식이 가능한 공간을 제한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이다. 전시장 군데군데 초록색 안전 시음/시식 영역을 마련하고 테이블을 두어 해당 공간에서만 취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2020 서울카페쇼'를 방문하여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해당 전시가 '커피'의 영역을 넘어 카페라는 공간에서 다루는 모든 것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차와 베이커리, 식자재 등은 물론 인테리어 소품이나 식기류 등도 광범위하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디저트 페어 보다 훨씬 더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참가업체의 수와 규모가 압도적이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해외의 유명 브랜드 제품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어 보이는 국내 브랜드의 제품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제품들이 품질까지도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괄목할만했다.

MICE 산업은 보통 B2B의 성향이 강하지만 카페쇼는 B2C로서의 자리매김도 하고 있어 대중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가 싶다. 이번 행사에서도 시중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양손 가득 구매한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어떠한 제품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입장 티켓 가격을 선회하는 마진율을 챙길 수 있어 그것 또한 장점으로 느껴졌다.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타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카페쇼 NOW'라는 온라인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생생한 현장감을 오롯이 전달받기는 어려웠을 테지만 행사장의 제품들을 랜선을 이용해 둘러보고 온라인 쇼핑도 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달랬다는 후문이다.
매년 11월이면 삼성동에 위치한 COEX(코엑스) 전시장에서 카페쇼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이미 차년도의 일정이 정해져 있다. 2021년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될 예정에 있는 '제20회 서울카페쇼'가 열리는 즈음에는 마스크를 벗고 종전처럼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