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C-V2X 기술 자율주행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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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10월 '미래차 국가비전'을 선포, 이를 지원하는 차량통신망을 오는 2024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에 구축하고 2027년까지 레벨4 완전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 7월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의 절반에 해당하는 2085㎞에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하고 차량·사물통신(V2X) 기술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1999년 웨이브(DSRC) 기술을 C-ITS 용도로 사용하도록 5.9GHz 대역 75MHz를 할당했지만 2019년 12월 미국의 주파수 정책을 결정하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5.9GHz 대역 용도 변경을 위한 신규규칙제정 공고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이동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이통차량사물통신(C-V2X) 기술에 75MHz ITS 주파수 가운데 상위 30MHz를 할당해 미국의 V2X 통신 기술로 C-V2X 기술을 사용할 것을 확정하고 이달 18일 FCC 위원회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엔 DSRC가 지난 20년 동안 교통안전 향상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럽연합(EU)도 그동안 사용한 DSRC를 단일 통신기술 표준으로 입법화하려 했지만 2019년 7월 EU 각료이사회 표결에서 최종 부결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C-V2X 기술을 단일국가 표준으로 택하고 C-V2X 상용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2016년 ITS 주파수 대역 70MHz를 기술 중립으로 공시했지만 2018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실증사업에서는 DSRC만 채택하고 있는 등 C-V2X 대규모 실증 기회가 원천 봉쇄되고 있는 실정이다.

C-V2X 기술은 DSRC 기술 대비 데이터 전송률, 신뢰도, 지연시간, 이동성 지원, 유효통신거리, 차량·네트워크통신(V2N) 적용, 혼잡차량트래픽 대응, 인접채널간섭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비교불가 우위에 있다. DSRC 기술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에 기본 안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한계로 인해 2027년을 목표로 개발하는 레벨4 이상 완전자율주행 미래차 적용 기술로는 적당하지 않다.

그러나 C-V2X 기술은 LTE-(e)V2X에 의해 기본 및 향상된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5G-V2X로는 군집주행, 원격주행 등 고도화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성능 요구 사항 및 표준기술이 준비돼 있다. 이 경우 LTE-(e)V2X와 5G-V2X 기술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동시에 3세대, 4세대, 5세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듯이 차량에 멀티모드로 탑재될 것이 예상된다. 적은 데이터 양을 필요로 하는 안전서비스는 LTE-(e)V2X 기술, 대용량 데이터가 요구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서비스는 5G-V2X 기술로 각각 지원하도록 C-V2X 기술이 설계됐기 때문에 DSRC 및 C-V2X와 특히 5G-V2X 기술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은 우수한 기술의 활용도를 현저히 낮추는 비효율 기술 조합으로 판단된다.

특히 기본 안전서비스는 브로드캐스트 방식으로 제공되지만 자율주행 서비스는 자율주행 차량 간 통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니캐스트나 그룹캐스트와 같은 상호 통신 방식을 지원해야 하며, LTE-(e)V2X와 5G-V2X가 모두 활용되는 한편 동시 통신이 가능해야 한다.

C-V2X 기술은 릴리스 16 5G-V2X 기술 이후로도 지속된 진화가 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0%가 보행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C-ITS 안전 서비스는 이통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휴대형 스마트 기기와의 연결성 보장이 필수여서 차량과 휴대형 스마트 기기 간 통신 지원을 통한 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도 독보 존재이며, 이미 세계에 확산돼 있는 이통 생태계를 활용해 지속 진화하고 있다.

국내 교통사고 통계치를 활용한 5G포럼 교통융합위원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LTE-V2X 기반 C-ITS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2021~2030년 10년 동안 사망자는 3201명, 중상자는 5만4596명 감소시킬 수 있다. 교통사고 감소로 인한 총 48조6000억원의 사회 비용 감소 효과를 본다.

국내의 경우 미국, 유럽, 중국 등과 같은 C-V2X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실증사업이 아직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아 관계 부처의 지원이 요구된다. 대규모 실증사업은 C-V2X 통신 링크 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고 교통효율을 증가시키는 등 사회·경제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할 것이며, 기술·서비스·인증 분야별 다양한 실증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쪼록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통부가 논의하고 있는 C-ITS 기술 방식 선정이 우리 대한민국의 100년 대계를 염두에 두고 결정됐으면 한다.

장경희 5G포럼 교통융합위원장(인하대 교수) khchang@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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