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하프호이즐러' 열전재료 나노구조를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방법 대비 열 전도도를 3배 이상 감소시켜 획기적인 열전성능 증대가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최벽파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승훈 경북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준 안정상을 활용해 하프호이즐러 열전재료 나노구조를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준 안정상은 고체나 액체 등 가장 안정된 상은 아니지만 꽤나 안정돼 유지되는 상을 뜻한다. 하프호이즐러 화합물은 금속 간 화합물(합금) 일종으로 열전발전, 태양광 발전, 자성재료 등 에너지 재료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열전 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로 직접적으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소자다. 소자의 양단에 온도 차가 존재할 때 내부의 전하가 이동함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킨다.
열전재료는 소자 양단 온도 차가 오래 유지돼야 하고, 전하는 잘 이동해야 한다. 열전도도는 낮아야 하고 전기 전도도는 높아야 한다.
하프호이즐러 물질은 버려지는 폐열이 풍부하고, 중온(300~800도)에서 고효율 열전발전이 가능하다. 열 안정성, 강도가 우수하고 높은 '제벡 계수(온도 차이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정도)'와 출력 계수를 지녔다. 다만 열전도도가 높아 열전 성능은 떨어진다.
열 전도도를 낮추려면 포논(입자) 산란을 극대화해야 한다. 기존에는 하프호이즐러 합금을 제조한 뒤 이를 나노분말을 부수고 다시 굳히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이 방법은 복잡한 미세구조 형성이 어려워 열전도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어렵다.
연구팀은 준 안정상 결정화 방법을 활용했다. 열처리로 고체, 액체, 기체 등 '안정상'으로 상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열처리 온도에 따라 나노결정 크기와 상을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하프호이즐러 물질 내부에 풀호이즐러(NbCo2Sn) 나노 석출물이 존재하는 복잡한 나노구조를 만들었다. 이 방법은 고온·장시간 열처리가 필요 없다. 경제적이지만 더욱 복잡하고 세밀한 나노구조 형성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하프호이즐러 물질 내부의 풀호이즐러 석출물 존재도 규명했다.
최벽파 교수는 “새롭게 만든 열전재료는 기존 대비 복잡한 나노구조를 갖고 있다”며 “3배 이상 열전도도 감소, 열전발전 성능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