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전문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제주한라대학교에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설립 인가를 내줬다. 전문대학 기술지주회사 1호가 나올 전망이다.
제주한라대는 1969년에 제주간호학교로 출발해서 현재는 재학생 1만여명 규모에 제주에 기반을 둔 보건, 관광, 요리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전문대학이다. 2·3·4년제 전공 심화과정까지 갖췄으며 지역 내에선 거점대학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한라대는 이르면 연내 기술지주회사 및 자회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물 출자용 기술가치평가서가 법원 인가를 받으면 12월 내에도 법인 설립이 가능하다. 내부적으로 시제품 제작과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성훈 총장은 “초콜릿 분야에 제조, 디자인 특허를 비롯해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지주회사 설립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학교가 가진 고유한 역량에 기술과 디자인 연구개발(R&D)을 더해 장기적으로 투자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 또는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등의 기술을 출자해 신규회사를 설립, 외부기업과의 합작(조인트벤처) 설립이나 기존 기업의 지분 인수 등의 형태로 자회사를 만들어 사업화하기 위한 전문 조직이다. 교육부 설립인가를 받아 대학의 현물(특허, 노하우 등)과 현금 출자로 등록이 완료되면 기술이전 및 자회사 설립 운영을 한다.
2008년 한양대학교가 산학협력법에 기반해 기술지주회사 1호를 설립한 이래 현재까지 일반대학에선 기술지주회사 70여곳, 자회사 1000여개 가까이 설립된 상황이지만, 전문대 기술지주회사 설립에는 약 12년이 걸린 셈이다.
이는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성공하려면 단순 설립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기술 연구개발(R&D)과 사업화가 병행돼야하기 때문이다. 산학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특허(지식재산권) 출자도 반드시 수반돼야 해 상대적으로 지재권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전문대학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최근에는 전문대학도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발맞춰 기술혁신과 특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취업 중심의 인재 양성, 평생교육기관 기능에서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산업간 융복합이나 지자체 및 산학협력을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교비 수입 감소에 대신해 산학협력단 회계를 활용해 기술지주회사를 통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장점을 본 것도 있다”며 “지역에서도 전문대학 인프라를 활용해 취업, 창업 등 산학협력 활성화를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전문대학의 산학연 활동은 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