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데이터 기반 게임사로 발돋움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자체 게임 데이터 센터가 원동력이다. 원시 데이터 수집부터 의미 있는 데이터로 시각화하기까지 과정을 책임진다. 게임 개발과 사업 영역에 접목해 데이터 위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엔씨데이터 센터는 2010년 개소했다. 게임에 최적화된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과 관련 연구 개발 능력을 보유했다. 게임에서 발생하는 로그와 데이터를 수집·적재·가공한다.
데이터플랫폼실, 게임데이터분석실, 인텔리전스&인사이트(I&I)실 3개실로 구성된다. 올해 8월 기준 70여명 데이터 엔지니어, 분석가, 개발자가 근무한다.
오픈 소스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인 '캠프 클러스터'를 자체 개발해 운영한다. 기성 상품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자사 게임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뽑아 쓰는데 유리하다. 하루 데이터 처리량을 고려하면 비용도 효율적이다. 엔씨소프트 게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하루 12테라바이트 규모다.
캠프 클러스터에 적재된 데이터는 로그데이터, DB스냅샷, 메타 데이터로 나뉜다. 데이터를 필요한 형태로 결합 또는 분해해 분석용 데이터로 산출한다.
허준석 센터장은 “로그는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종의 원재료”라며 “이를 캠프클러스터를 통해 사람이 쓸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한다”고 말했다.
1차 가공된 게임 데이터는 게임데이터분석실을 거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활용된다. 실무 부서에서 손쉽게 정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표를 개발하고 시각화 서비스를 기획한다.
게임데이터 분석은 분석 기술과 게임 이해도가 모두 요구된다.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사용자 의도를 찾는다.
박시현 게임데이터분석실장은 “데이터를 다루는 일반적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게임 이해도(Domain specific)가 얼마나 높은지 등 게임에 특화된 기술을 요구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처리한 데이터로 통계 보고서를 만들어 사내 데이터 서비스 'DC Portal'에 제공한다. 21개 데이터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게임별 상세분석과 이용계정, 접속 현황, 매출 등 게임 주요 지표와 게임 서비스 전체 현황에 대한 정보가 담긴다. 위험관리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하는 모니터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외 부정행위 탐지, 광고 마케팅 효과분석 웹에 올라오는 텍스트 데이터를 이용한 고객 동향 분석 등 게임에 관련된 현상을 모델링하고 이를 데이터 서비스로 개발한다.
센터가 활약해 성사된 프로모션도 있다. 리니지 장비를 복구할 수 있는 TJ쿠폰이 대표적이다. 리니지는 오래된 게임인데다 서버 이전도 잦았다. 소위 과거가 '세탁'돼 한 계정의 온전한 데이터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자체 분석플랫폼을 운영하는 덕에 이용자마다 키를 만들어 과거에 사라진 아이템을 모두 찾아 복구해줄 수 있었다. 잔존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불러왔다. 센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프로모션이다.
센터는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엔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허 센터장은 “동일 게임이라도 3개월 전과 지금은 큰 차이를 보여 게임데이터는 시간 내구력이 떨어진다”며 “계속해서 알고리즘이 변해야 하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도메인에 관련한 경험과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