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금융계열 아낀 이건희 회장…국내 금융 선진화에 '첨병'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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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가장 중요합니다. 삼성생명은 그룹 미래를 위해 중요한 회사이고, 삼성전자는 11개 제품이 세계 1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회사를 또 만들려면 10년, 20년을 노력해도 힘들 겁니다.”

2008년 7월 1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계열사 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판사 질문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답한 말이다.

이처럼 이건희 회장은 그룹 내 핵심인 삼성전자 외에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을 특히 아꼈다. 실제 삼성그룹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금융계열도 이 회장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 같은 이 회장 각별한 관심은 삼성 금융계열은 세계 굴지 금융업에 자리했고, 또 국내 금융산업 선진화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이바지를 했다.

'삼성' 금융계열의 모태는 삼성생명이다. 삼성그룹은 1989년 7월 동방생명에서 상호를 삼성생명으로 바꿔 삼성그룹 계열사임을 선언했다. 이렇게 시작한 삼성생명은 1993년 12월 뉴욕에 유가증권 현지법인을 세우고, 1994년 5월 금융업계 세계 최초로 보험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도 받았다. 삼성생명은 1999년 10월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생보부문 13위에 선정되는 성과도 얻기도 했으며, 2006년 4월 제2 금융권 최초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뒤이은 금융계열은 삼성증권이다. 1992년 11월 국제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삼성증권은 업계 처음이란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은 회사기도 하다. 1997년 4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애니넷을 열었으며, 1998년 10월 증권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은행 서비스 업무를 시작했다. 1998년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판매했다. 또 1999년 1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4대 PC통신을 통한 홈트레이딩시스템도 시작했다. 2016년 9월에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에 7년 연속 편입되는 성과도 얻었다.

삼성화재는 '온라인자동차보험' 시대를 연 회사다. 삼성화재는 삼성그룹이 안국화재해상보험을 인수하면서 출범해 1993년 삼성화재로 상호를 바꿨다. 삼성화재는 화재, 해상, 자동차, 상해, 배상책임, 장기손해보험, 개인연금 등 다양한 손해보험상품과 퇴직연금상품을 판매 중이다. 현재 대부분 손해보험사가 판매 중인 자동차보험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 삼성화재다. 이에 소비자들은 종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사이버마케팅(CM) 채널 판매 비중이 60%를 넘는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1995년 위너스카드가 상호를 바꿔 출범했다. 1996년 국내 카드 업계 최초로 인터넷 현금서비스를 개시해 눈길을 끌었다. 2003년 3월 세계 최초로 무선인터넷 휴대폰 금융서비스도 시작했다. 삼성카드는 국내 카드시장 대중화에 앞장선 카드사 중 하나다. 업계 최초로 선불카드, 자동차카드, 셀프디자인카드, CMA체크카드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으며, 놀이공원 입장할인, 포인트제도 도입, 멤버십 서비스 등 고객편의를 위한 각종 서비스도 선보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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