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15일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와 천연가스 공급방식 등 기존 수소 공급·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확정했다. 수소연료전지를 신재생에너지 중 일부로 관리하던 기존 체계를 바꾸고, 수소경제 확산을 위한 맞춤형 제도를 정비했다. 또 수소시범도시별 기본계획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지역별 특색에 맞는 수소생태계 구축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는 내년 수소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5% 가량 증액,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한다.

Photo Image

◇신재생처럼 수소 발전도 의무화…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대폭 확대

정부는 우선 2022년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를 도입한다. 내년까지 법령을 정비한 후 내후년부터 시행하는 로드맵이다. 태양광·풍력 등 기존 신재생에너지 보급체계 안에서 이뤄진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보급 제도를 따로 분리해 관리할 계획이다. 2012년 도입된 RPS 제도를 개편해 수소 발전 맞춤형 의무화제도를 신설했다.

RPS는 500㎿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핵심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그간 수소연료전지도 RPS에 포함해 관리했지만, HPS 제도가 도입되면 맞춤형 보급시장이 열린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등 재생에너지와 특성이 다른데 RPS 제도에서 관리하는 것은 '한 지붕 두 가족'처럼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HPS 제도를 신설하면서 △그린수소 생산·판매 의무화 △공공기관 수소활용 의무화 도입도 검토한다.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수소 보급 의무 비율을 확대하는 셈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강화된 수소 보급 의무 규정으로 기존 에너지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의무이행 부담을 발전사업자가 할지, 판매사업자인 한국전력이 질지에 따라 세부 내용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에너지기관 한 관계자는 “RPS 제도 도입 당시에도 의무이행을 발전사업자에게 판매사업자에게 줘야할 지 연구했었는데, (HPS도) 분석해봐야 효과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소경제 활성화 위해 천연가스 보급체계도 정비…가스공사 천연가스 직공급 허용

정부는 수소제조와 관련한 천연가스 공급체계도 대폭 바꿨다.

우선 수소제조시설에 도시가스사 공급·가스공사 직공급을 동시에 허용한다. 기존에는 도시가스회사만 수소제조시설을 천연가스 공급만 가능했던 것을 가스공사 직공급하도록 바꿨다. 수소제조를 위한 원활한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서다.

수소제조시설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시 도시가스사가 고압 도시가스 배관을 설치하도록 허용했다. 현행 '도시가스사 배관설비 기준 1메가파스칼(㎫) 이하'였던 것을 '안전관리 조치 확보 후 4㎫ 이하 허용'하는 것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수소사업자가 △중·저압 △고압배관 중 효율적 방법으로 수소 공급을 선택할 수 있다.

'수소제조용 천연가스 개별요금제'도 도입한다. 천연가스용 개별요금제는 가스공사가 수요자 맞춤형으로 가스수입계약을 별도 체결해 가스를 공급하는 제도다. 현행 천연가스 개별요금제는 '발전용'에 한정해 시행하지만 향후에는 '수소제조용'으로도 확대해 시행한다.

◇수소시범도시 구체적 계획 마련…지역생태계 육성

정부는 지난해 12월 선정된 수소시범도시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도 마련했다. 수소도시는 수소 생산·이송에 관한 인프라를 구축해 주거·교통 등 다양한 시민생활에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도시다. 정부는 수소 시범도시로 울산광역시, 경기 안산시, 전북 전주시·완주군을, 수소 R&D 특화도시로 강원 삼척시를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각 도시별 전략을 구체화한 셈이다.

울산은 공동주택·요양병원 등에 수소를 공급하고, 수소버스·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허브와 연료전지를 활용한 스마트팜을 구축한다.

안산은 국가산단·캠퍼스 혁신파크 등에 수소에너지를 공급하도록 배관망을 확충하고, 조력발전 생산전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실증한다.

전주·완주는 공동주택·공공기관 등에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전력을 공급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수소드론을 이용한 하천관리도 추진한다.

또 수소 R&D 특화도시로 지정된 삼척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소규모 에너지 자립타운을 운영하는 R&D 실증을 추진한다.

◇내년 수소 관련 예산 확대한 정부...수소경제 전 분야 기반 구축 지원

정부는 내년 수소 관련 예산을 7977억원으로 기존 5879억원보다 35% 확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환경부·해양수산부 등 주요 부처가 참여해 수소경제 관련 기반 인프라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수소승용차·트럭 등 보조금을 증액·신설했다. 생산기지 등 인프라 조성과 수소산업진흥·유통·안전 등 수소 전 분야 기반 구축도 지원했다.

내년 수소 관련 예산은 △수소차 3375억원 △수소트럭 10억원 △생산기지 566억원 △수소산업진흥기반구축 32억5000만원 △수소유통기반구축 36억원 △수소안전 기반구축 73억7000만원 등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 수소모빌리티, 수소공급인프라, 수소핵심기술개발, 수소시범도시 등에 약 8000억원 규모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온 국민이 함께하는 '수소(H2) 올림피아드'와 '수소경제 리더스포럼'을 개최하는 등 수소경제 붐(Boom)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