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패널 연중 최고가
노트북·태블릿도 꾸준한 상승
사업 정리 수순 밟다 확대 전환
블프·올림픽 등 호재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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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되살리고 있다. 꺼진 불로 알았던 LCD 수요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영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의 확산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업계 판을 흔들고 있다.

◇LCD 가격 급등

지난달 액정표시장치(LCD) TV용 패널 가격이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9월 55인치 4K 초고화질(UHD) LCD TV용 패널 가격은 평균 145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128달러보다 17달러,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3월 대비 30달러 이상 가격이 올랐다. 올해 처음 140달러대에 진입하며 5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 갔다.

65인치 4K UHD LCD 패널 가격은 9월 195달러로 전월과 비교해 6% 상승하며 연중 최고가를 달렸다. HD 32인치, 풀HD 43인치, UHD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각각 51달러·93달러·145달러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 모두 20달러 이상 오르며 고공비행했다.

IT용 LCD 패널도 상승세다. 9월 17인치 노트북 LCD 패널 가격은 41달러를 기록했고 태블릿과 모니터용 패널 역시 2% 안팎으로 증가했다.

◇이례적 상승 왜

LCD 가격이 오르는 건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TV용 패널의 경우 TV를 이용한 비대면 취미 활동이 늘면서 그만큼 고화질 LCD TV를 구매하는 소비층이 두터워졌다는 분석이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위생과 안전 등을 이유로 대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TV로 소비 흐름이 이어졌다”며 “비대면 활동으로 인해 늘어난 콘텐츠 수요가 고화질 TV 수요 증가로 이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은 노트북과 태블릿 수요 확대를 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480만대로 작년 대비 2.8%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2분기 PC 출하량이 작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노트북과 태블릿 수요 확대는 IT용 LCD 패널 수요 증가로 이어져 가격을 상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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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생산라인.>

◇'전략 수정' 대응 나선 기업들

지난해 말, 올해 초만 해도 LCD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 LCD 시장은 갈수록 침체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사업 축소 및 정리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상황이 급반전됐다. 코로나19가 역설적이게도 LCD 시장에 긍정 영향을 미치자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연내 중단하려 했던 국내 TV용 LCD 생산을 연장하기로 했다. 연초 세웠던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내년까지 1년 더 생산을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TV보다 노트북 등 IT 기기 LCD 사업에 집중해왔는데, 다시 TV 패널에 무게를 두는 건 코로나가 불러온 LCD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이자 세계 1위 LCD 업체인 BOE는 노트북용 터치 LCD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노트북 수요 확대에 따라 패널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LCD 강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관심은 LCD 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LCD 패널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데다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LCD 패널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TV 업체들의 LCD 패널 구매량은 전 분기 대비 34% 증가한 5만대를 상회했다. 연말 특수를 앞두고 생산 확대를 추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을 2억1411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제시한 TV 출하량 전망치는 2억520만대였다.

이 같은 수요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여전한 데다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관련 수혜도 예상돼서다.

관건은 LCD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움직임이다. 공급량이 급증할 경우 가격 하락과 수요 대비 공급 초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가동률 조정이 이어지면서 LCD 가격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