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아이덴티티-성지산업 공동 개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서 기술 도입 앞둬
실리콘·젤라틴·점토·전도성 고무 방어
다양한 IT기기·지문카드 적용도 추진
시중의 모든 위조지문을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필름 한 장으로 99.9% 잡아내는 혁신 기술이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첫 상용화된다.
네덜란드 소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해당 기술을 도입, 곧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급이 확정되면 스마트폰은 물론 지문센서가 들어가는 모든 정보기술(IT) 기기에 적용이 가능, 사회 문제로 대두된 위조지문 사고를 필름 한 장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IT 업계에 따르면 생체인증 모듈 전문 기업 리얼아이덴티티(대표 이섬규)와 스마트도어록 등 부품·소재 전문 기업 성지산업이 손잡고 세계 첫 필름 타입 위조지문 식별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초음파 방식의 지문센서 전체에 사용할 수 있는 위조지문 판별 기술이다. 100% 투과율을 보이는 투명필름을 사용, 전극 패턴 식별이 불가능한 원리다. 실리콘, 젤라틴, 점토(클레이), 전도성 고무 등 거의 모든 재료의 위조지문에 대해 방어가 가능하다는 테스트 결과도 얻었다.
그동안 위조지문을 악용한 금융 사고는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간편결제에서부터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사이트까지 페이크 지문을 악용한 보안 허점이 드러나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된 필름형 위조지문 방지 기술은 극소형 필름을 모든 지문센서와 디바이스에 부착해서 사용한다. 정전식, 광학식, 초음파식 등 모든 지문 인증 형태에 머신러닝을 이용한 도용허용률(SAR) 0%대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리얼아이덴티티가 보유한 미세 땀 발생 유도 기술과 이를 사람 생체 특징에 매칭시켜 검출하는 강력한 식별 기술을 적용했다.
투명보호 필름으로 대용이 가능하다.
비대면 핀테크 결제 증가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본인인증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욱 강력한 생체인증 가이드라인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버전9부터 생체인식 보안 측정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7% 이하로 SAR를 낮춘 기술만 차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위조지문 판별 기술은 현재 SAR가 10% 이상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프로세싱 카드사 연합인 EMV(유로페이, 마스터, 비자) 진영도 수십억장의 카드를 지문카드로 교체할 예정이며, SAR 10% 이내 식별 기술 적용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섬규 리얼아이덴티티 대표는 “네덜란드 소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 협력사와 테스트 인증을 마쳤고, SAR가 0%대라는 결과를 받았다”면서 “현재 글로벌 N사가 우리 기술을 테스트하겠다고 해서 샘플을 보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필름형 위조지문 기술은 필름 안에 전극을 집적해서 특정한 반응의 신호값을 잡아내는 게 핵심이다. 위조 지문별로 반응 신호값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이를 판별해 준다.
젤라틴, 클레이, 실리콘 등 재료가 다른 위조 지문별 특성값이 모두 다르다. 이를 필름에 집적한 전극을 활용,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종전 기술은 지문센서로 얻는 이미지 정보로 판별하기 때문에 정교한 위조지문을 막을 수 없다.
양사는 글로벌 기업 테스트가 완료되면 스마트폰 필름 공급뿐만 아니라 세계 지문카드에도 이를 적용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비자카드·마스터카드 등이 지문형 카드로의 전환을 앞둔 만큼 스마트폰 대상 공급 네트워크를 1단계로 확보하고 이후 스마트 지문카드, 다양한 IT 기기 적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문센서가 쓰이는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