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소재에 공기역학 등 첨단 기술 접목

'드라이버 헤드 소재가 영화 아이언맨 수트와 동급?'

300야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장타는 언제부터 가능했을까. 코스를 가로지르는 폭발적 장타가 보편화한 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드라이버 헤드에 우주항공 분야에 쓰이는 티타늄과 카본 등 첨단소재가 사용되고 최신 항공역학 설계가 더해지면서 골프에도 '테크버프' 시대가 도래했다.

감나무를 깎아 만든 퍼시몬 헤드가 스틸 헤드로 변신한 뒤 가볍고 강한 티타늄 소재까지 발전하면서 골퍼 비거리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나무로 만든 헤드…기술개발로 넘어선 한계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드라이버 헤드는 나무로 만들어졌다. 흔히 퍼시몬 헤드로 알려진 이 헤드는 감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우드'라는 이름이 사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퍼시몬 헤드는 무게 때문에 크기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높은 가격에 비해 쉽게 깨지는 단점도 있었다.

나무 헤드는 1979년 새로운 변화를 마주한다. 테일러메이드 창시자인 게리 아담스가 '스틸 헤드'를 개발했다. 게리 아담스 테일러메이드는 금속소재 헤드시장을 개척하며 스틸우드 바람을 일으켰다. 테일러메이드를 현재의 글로벌 골프클럽 브랜드로 성장시킨 출발점이다.

드라이버 헤드만 놓고 보면 1991년 캘러웨이 '빅버사'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기준에서 압도적 크기의 헤드 사이즈는 단숨에 골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퍼시몬 헤드 시절 150㏄에 불과하던 빅버사는 190㏄ 스테인리스 헤드를 장착해 빅사이즈 헤드 시대를 열었다. 빅버사라는 이름은 제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독일군 빅버사 곡사포에서 따왔다. 빅버사는 이후 2007년 출시된 '빅버사 460'까지 연이은 히트를 기록하며 캘러웨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이끌었다.

골프 클럽시장에는 빅버사가 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컸다. '드라이버 역사를 요약할 때 빅버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쓰일 정도다.

◇규제와 기술발전, 창과 방패의 대결

기술 발전과 함께 규제도 강화됐다. 한없이 멀리 칠 수 있는 기술이 접목될 경우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극복하는 골프 본질을 해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오버사이즈 헤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2004년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헤드 체적을 460㏄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후 페이스 반발력을 제한한 규정을 만든 것 등이 대표 예다.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발전은 소재뿐만 아니라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됐다. 물리학과 공기역학까지 더해져 규정 내에서 최대 퍼포먼스를 만들 수 있는 헤드 설계를 부추겼다.

2000년대 중반 나이키골프와 캘러웨이를 시작으로 눈길을 끌었던 '사각형 헤드'가 출시되기도 했다. 최대 관성모먼트(MOI·Moment of Inertia)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소재 발전이 디자인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가볍고 강한 성질의 카본을 크라운에 적용함으로써 낮고 깊은 무게중심과 함께 가벼운 헤드를 실현해냈다. 이는 비거리 중요 요소인 스윙스피드 향상으로 이어졌다. 헤드 밑 부분(솔)에 무게추를 설계하거나 샤프트와 헤드가 만나는 부분(호젤)에 로프트와 페이스 각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소재기술의 발전 덕택이다.

◇정확도 향상을 위한 새로운 설계기술 기대

드라이버 헤드에 적용되는 신기술 개발은 현재도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규정이라는 제한 내에서 가능한 기술 진보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에도 시장은 여전히 새로운 혁신을 꿈꾼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소재나 기술의 진보는 최근 30여년간 엄청난 변화를 이끌었지만 물리적 한계는 어쩔 수 없다”면서 “특별한 소재가 개발되지 않는 한 앞으로 눈에 띄는 진보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의 발전은 불가능할까. 기술 발전은 필요에 따른다. 대중화된 골프시장에서는 보다 쉽게 정확히 볼을 때려내기 위한 관용성 높은 드라이버를 요구하고 있다.

서춘식 브리지스톤 마케팅팀 차장은 “최근 몇 년간 제품 트렌드를 보면 셀프 피팅이 주요 포인트로 떠올랐다”며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무게추나 로프트 슬리브를 통한 페이스 각도 조절기능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기존에 비해 관용성이 좀 더 주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브리지스톤 신제품 X드라이버의 경우 넓은 스윗스폿과 페이스의 뒤틀림을 구조적으로 줄여주는 설계가 돋보이는 제품으로 비거리와 함께 뛰어난 관용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표>소재 및 설계에 따른 드라이버 발전 연대표

퍼시몬부터 티타늄까지…더 멀리, 더 정확하게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