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독일 등 유럽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이후 “프랑스는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5G 시장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어떤 회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에서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폼페이오의 동유럽 순방에 대해 “폼페이오 노력이 주변국 마음을 돌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세르비아는 기술 중립성을 강조하며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리니 렐진 세르비아 무역 및 통신부 차관은 “세르비아는 공공 조달 절차와 유럽연합(EU)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EU 규정은 이통사가 모든 제조업체로부터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기술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화웨이 진입을 방해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대해 무시로 일관하고 있으며, 그리스와 룩셈부르크 정부는 관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국가와 이통사는 5G 구축에 화웨이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화웨이에 대한 규제 수위가 낮아진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은 화웨이가 이동통신사의 데이터에 대해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전제, 기존보다 규제 수위가 낮아진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지난 6월 화웨이와 5G 장비 계약을 체결한 도이치텔레콤의 긍정적 반응으로 이어졌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치 논리와 관계없이 도이치텔레콤은 하나의 벤더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