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차 제작물이 많아지면서 타 콘텐츠 분야에서 저작물 분쟁이 발생하는 것과 다르게 게임에서는 사용을 장려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보인다.
라이엇게임즈는 개인방송이나 영상 제작에 무료로 쓸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음원 280여 종을 공개했다. 음원을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리그 오브 레전드 소재 게임 영상이나 개인방송이다. 영상에는 출처와 함께 곡 이름, 아티스트를 표시해야 한다. 무료로 받은 음원을 유료로 팔거나 다시 배포할 수는 없다. 상품, 서비스 광고 목적 콘텐츠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음원 재배포는 리믹스나 커버곡처럼 창의성을 더한 콘텐츠만 허용된다.
엔씨소프트 음원은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게임 영상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다. 생방송이나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상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게임 음악 모든 권리를 신탁 관리할 경우 게임 콘텐츠 창작자가 활용하기 어려워 창작 활동이 위축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신탁 범위 선택제를 채택했다.
넥슨은 폰트 5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피파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에서 보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디스플레이용 서체와 '넥슨 고딕체'다. 개인과 기업이 모두 쓸 수 있다. 상업적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폰트를 고치거나 유료로 파는 것은 금지한다.
넷마블은 '넷마블체'를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배포한다. 개인방송이나 수익을 목적으로 한 영상 제작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 일부 수정까지 가능하다. 수정한 폰트를 영상 또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쓸 수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대표 지식재산권(IP) 쿠키런 관련 리소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폰트와 OST를 포함한다. OST와 이미지는 데브시스터즈 게임 영상을 만들 때만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이 외에는 회사와 사전에 협의를 거쳐 사용 계약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블리자드는 대부분 리소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제작진 프로필 사진도 푼다. 블리자드 게임 영상에만 이용할 수 있다. 광고 이익을 얻는 것은 되지만 영상 자체는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
게임사가 자사 저작물을 조건부로 푸는 건 홍보를 위해서다. 영상 제작을 통한 바이럴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고객 충성도와 게임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도 이뤄진다. 한국게임 시장에서 스토리 중심 패키지 게임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 업계에서는 저작물로 영상을 제작할 때 수익 배분이 '업계 표준'처럼 정해져 있으나 게임은 오히려 더 푸는 추세”라며 “패키지 콘솔 게임을 제외하면 이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