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를 마친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 건수가 1년 전보다 21.5% 증가했다. 국내기업이 주도한 건이 증가한 게 요인이다. 기업규모가 큰 사례로는 '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 '넷마블-웅진코웨이' 건이 꼽혔다.
공정위가 13일 공개한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를 완료한 기업결합 건수는 총 42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349건보다 75건(21.5%) 늘었다. 반면 기업결합 금액은 148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조2000억원(26.3%) 줄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356건으로 전체의 84.0%였다. 금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12.7%였다. 지난해 상반기(270건)보다 늘어 최근 5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금액도 지난해 상반기(12조7000억원)보다 늘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105건으로 1년 전보다 28건 늘었고 금액은 8조9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중 규모가 가장 큰 건은 나중에 성사가 불투명해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2조101억원)이었고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주식취득(1조7401억원)이 뒤를 이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에서 계열사간 기업결합(79건) 비중은 22.2%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277건)은 5년간 증가했는데, 합작회사 설립 방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기업이 국내기업을 기업결합한 사례는 342건으로 1년 전보다 83건 늘었고 금액도 16조5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늘었다. 외국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14건으로 1년 전보다 3건 늘었고 금액은 2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30건, 4000억원이었다.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의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75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고, 금액은 8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7000억원 증가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68건으로 지난해보다 11건 줄었고, 금액도 129조8000억원으로 59조4000억원 감소했다.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10건, 금액은 4000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작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289건(68.2%), 제조업이 135건(31.8%)이었다.
424건 중 공정위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건은 △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 다나허 코퍼레이션의 제네럴일렉트릭컴퍼니(GE)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문 양수 등 이다.
공정위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건의 경우 이스타항공을 '회생 불가 회사'로 판단해 예외적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했다.
사업구조 재편 등의 의미가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80건(18.9%)으로 지난해보다 6건 감소했고,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미가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344건(81.1%)으로 81건 증가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