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 앱마켓 결제 정책 변경에 따른 영향 파악에 나섰다. 구글이 자사 결제수단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콘텐츠업계는 구글이 결제 수단을 강제하면 이용요금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9일 정부와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을 상대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 정책 변경'과 관련한 서면질의문을 발송했다. 구글 정책 변경 내용 공유를 요청하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글 정책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업계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알아보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구글에는 별도의 질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정위 질의에 어떻게 답변했는지 밝히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구글은 국내 주요 사업자 대상으로 올 하반기에 있을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 수단 정책 변경을 안내했다. 음원, 웹툰, 동영상 등 게임 외 디지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에도 '구글 빌링 플랫폼'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매출을 구글 빌링 플랫폼을 통해 발생시키고 약 30%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에만 구글 빌링 플랫폼 적용을 강제해 왔다.

구글은 이 같은 정책을 이달 발표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역에 도입하는 정책 변경으로 한국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앱은 바로 적용하고, 기존 앱은 유예기간을 둔다.

콘텐츠업계는 당장 이용료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이 국내 앱 시장의 80% 가까이 점유한 만큼 전반에 걸쳐 이용자 요금 상승이 불가피하다. 모든 앱에 자사 빌링 플랫폼을 강제하는 애플의 경우 안드로이드 앱보다 최대 50%가량 요금을 더 받는다. 결제 수수료를 이용자가 부담하는 셈이다.

추가 수수료 이상의 요금 상승도 점쳐진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음원같이 매출에 비례해서 저작권료 등 비용이 나가는 업계의 경우 단순히 수수료만큼 이용료를 올리는 것으로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업계는 구글 빌링 플랫폼을 우회해서 수수료를 회피할 수 있지만 쉽지 않다. 웹에서만 결제 기능을 제공하고 앱에는 로그인 기능만 남겨 놓는 방법이다. 넷플릭스는 이 방법으로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 정도 되는 거대 사업자가 아니면 사실상 구글 눈치 때문에 우회하기가 어렵다”면서 “구글이 앱을 등록시켜 주지 않거나 노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애플은 앱 등록 업체의 우회 결제 안내를 금지하고 있다.

업계가 기댈 곳은 정부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겠다”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도 공동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게임 이외 모든 앱에 결제 수수료를 받겠다는 정책을 밝혔다”면서 “음악 앱의 경우 이용 요금이 현재 1만원 정도에서 1만3000원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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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전자신문DB>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