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교라인 뛰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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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해 각 나라를 대표, 8명이 입후보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사무총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유 본부장은 “존립 위기에 직면한 WTO에 25년 동안 통상 분야에서 실무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은 정확한 판세를 알 수 없다. 주요 회원국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은 유일한 현직 통상장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세를 시작한 상황이다.

최종 선거 라운드까지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일본이 역시 복병이다. 일본은 초반부터 선출 과정까지 개입하겠다며 노골적으로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도 우리를 지지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를 WTO에 제소한 것을 두고 미국 정부가 “일본이 국가 안보를 위해 취한 조치는 WTO에서 다뤄지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수출 규제가 무역 보복이 아닌 안보상 조치라는 일본 측 논리에 힘을 실어 주면서 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WTO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아프리카가 뽑힐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선거를 둘러싼 분위기만 우리가 보면 결코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

오는 11월이면 차기 사무총장 윤곽이 나온다. 출마한 8명의 후보 가운데 지지도가 낮은 순으로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차 라운드 결과는 9월 중순에 발표된다. 빠르면 10월 말에 최종 한 명이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명된다. 선거전은 이미 시작됐다. 국제기구 수장인 만큼 출사표를 내민 후보자는 물론 각 나라가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 규모를 감안할 때 자격 조건은 충분히 갖췄다. WTO 사무총장이 특정 부처의 사안일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앞서 뛰지만 모든 부처가 힘을 실어 줘야 한다. 특히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외교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모든 외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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